[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강철비2: 정상회담'까지 남자 배우를 톱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상반기를 장식했다. 하반기에는 여자 배우들의 활약이 극장가를 꾸밀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극장가는 유난히 추웠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이병헌 주연의 '남산의 부장들'과 황정민 이정재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뿐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후 한국 영화 관객수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약 1060만 명이 줄었다. 이에 가을 극장가 회복을 위해 여배우들이 출격한다.
가장 먼저 23일 개봉하는 '디바'가 눈길을 끈다. 신민아, 이유영 주연의 '디바'는 배우, 감독, 제작진 모두 여성이 참여했다.
'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됐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로맨틱 코미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민아가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며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여 기대를 모았다. 신민아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 중 "여성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상황에서 '디바' 시나리오가 너무 반가웠다. 20년간 연기를 하며 오롯이 여자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영화들이 많지 않았다. 반가운 일이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하지원이 여풍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29일 개봉하는 '담보'에서 하지원은 엄마의 빚으로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에게 맡겨 자란 승이 역을 맡았다. 특히 천만 영화 '해운대'부터 신드롬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시크릿 가든'까지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하지원이기에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개봉하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서는 이정현의 활약이 두드러질 예정이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지구로 온 외계인에 맞서는 여고 동창생들의 이야기다. 이정현은 극 중 행복한 신혼 생활 중 난데없이 남편과 적이 된 순진한 아내 소희 역을 맡아 노련하게 웃음 포인트를 짚어낸다. 특히 이정현은 여름 개봉작 '반도'에서 두 딸을 지키기 위해 좀비와 사투를 벌이며 '여전사'의 포스를 내뿜기도 했다. 화려한 액션을 뒤로 한 채 180도 달라진 그의 새로운 캐릭터가 궁금한 까닭이다. 아울러 극 중 여고 동창인 서영희, 이미도와의 '케미' 역시 관전 포인트다.
9월이 지난 후 본격적인 가을이 찾아오며 세 여자 배우의 청춘물도 출격한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야기다. 최근 10월 개봉을 확정지은 '삼진그룹 토익반'은 1995년 입사 8년차, 업무능력은 베테랑이지만 고졸이라 늘 말단인 세 친구가 힘을 합쳐 회사가 저지른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입사 8년차 말단 사원들이자 회사와 대립하는 세 친구로 분해 그들의 연대, 용기와 성장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처럼 각기 다른 개성으로 충무로에 나선 여배우들. 전작의 이미지는 지워내며 새로운 얼굴들을 만났다. 그간 여배우들 간에는 여성 캐릭터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늘상 이어졌던 터. 이 가운데 다이빙 선수, 회사원, 남편을 죽이려는 아내까지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이처럼 반가운 현상에 영화계의 시름이 조금 덜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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