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어느덧 배우 데뷔 14년 차, 이상엽은 타이틀에 걸맞은 자연스럽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편안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늘 밝고 편안한 웃음으로 드라마는 물론 예능에서도 사랑을 받는 그이지만 이상엽이라는 배우가 있기까지 스스로 끊임없는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여전히 배우로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 이상엽이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다다'에서 이상엽은 송나희(이민정)의 남편이자 의사 윤규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완벽히 닫힌 해피엔딩, 그리고 보기 드물게 막장 요소 없이도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한다다'. 또 그 안에서 윤규진으로 매력을 뽐내온 그는 밝은 얼굴로 "긴 시간을 찍어서 끝나면 홀가분할 것 같은 생각이 많았는데 진짜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헛헛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한다다'가 결혼과 이혼 그리고 가족애라는 주제를 갖고 있는 만큼 사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작품을 사랑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히며 "SNS에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의외로 10대, 20대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놀랐다"며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아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알렸다.
극 중 능청스러우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윤규진 역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은 그였지만 사실 '한다다'를 하면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한다다'가 시작되고 한 달뒤 SBS 드라마 '굿 캐스팅'에서 윤석호 역으로도 열연했던 그는 "같은 시기 두 작품에 나오는 게 시청자들의 몰입을 떨어뜨리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컸었다고 밝히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작품의 캐릭터에 더욱 몰두해서 연기를 했다고 알렸다.
그는 말 그대로 윤규진 역을 소화하기 위해 자기 자신이 정말 '윤규진'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윤규진을 연기하면서는 '찐'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면 했다. '찐 아들' '찐 찌질함' '찐 형제'라는 말을 듣고 싶었고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처럼 하고 싶었다"며 "모든 장면에 하품을 한다던가, 머리를 헝클어뜨린다던가 자연스러운 제스처들을 넣어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작가님이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대본 자체와 캐릭터가 저랑 정말 비슷했다"고 언급한 그는 "운이 좋게도 윤규진은 이상엽이랑 싱크로율이 정말 높은 성격을 갖고 있었다"며 극 중 송나희와 이혼의 위기를 겪었지만 막상 분가하지 않고 동거로 관계를 이어가고 병원을 옮길 수 있었지만 또 냉정히 끊어내지 못하고 맴돌았던 윤규진의 모습이 그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상엽이라는 사람을 녹여 살아 숨 쉬는 연기를 선보이려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14년 차 베테랑 배우라고 할 만한 연기 노하우였다. 그러나 그는 "어느덧 14년 차지만 사실 저는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는 겸손한 말과 함께 늘 촬영장에 있는 동료 배우와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덕을 돌렸다.
특히 '한다다'에는 배우 천호진, 김보연, 차화연, 이정은, 안길강 등 수많은 중견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했던 바 이상엽은 "정말 천호진 선배, 차화연 선배, 등등 모든 선배님들은 캐릭터 그 자체였다"며 "작품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고 '저런 게 연륜이고 진짜 배우고 저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을 했다. 저도 그렇게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했던 것 같다"며 존경을 표했다.
이 밖에 그는 가장 많은 부분을 맞춘 파트너 이민정과의 완벽했던 호흡 역시 윤규진 역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소 중 큰 부분이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과 관련된 일련의 이야기들을 끝으로 그는 배우가 아닌 '이상엽'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각 종 작품 그리고 예능에서까지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이지만 이상엽은 배우로서 고민은 여전히 끝이 없었다. 그는 "사실 요즘 들어 바닥이 많이 드러나는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연기를 할 때 비슷해진 거 같다는 생각도 하고"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 정신을 차리려고 말씀을 드리는 것 같다"며 끝없이 배우로서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그는 6개 여월의 시간 동안 윤규진으로 온 힘을 다한 만큼 휴식을 하며 또 배우로서 이상엽을 충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알렸다. 또 그는 시청자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모두에게 그는 "용주 시장 사람들이 모두 성장해 나갔듯, 모두 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성장해 나가시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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