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부상 복귀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김광현은 15일 오전 6시10분(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위치한 밀러 파크에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24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기존 0.83에서 0.63으로 낮췄다.
김광현은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시작해 첫 등판에서 1이닝 1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선발투수로 전환해 4경기에서 20.2이닝 동안 단 1자책점 만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0.44를 기록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김광현은 지난 5일 극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신장 경색 진단을 받아 혈액 희석제 투여 등 약물치료를 받았다.
김광현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며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지난 2일 신시내티전 이후 13일 만에 등판이기에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물음표가 붙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이닝과 최다탈삼진을 달성하며 완벽한 복귀전을 치렀다. 특히 더블헤더 경기에서 정규이닝인 7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팀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어느덧 연속 무자책점 이닝을 24이닝으로 늘렸다.
김광현의 이러한 호투는 업그레이드 된 제구력과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에서 비롯됐다. 김광현은 그동안 호투를 펼쳤지만 낮은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제구력에서도 핀 포인트 제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대신 빠른 템포의 투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야수들의 호수비를 묶어 쾌투를 펼쳤다.
그러나 김광현의 이날 투구는 달랐다. 최고 구속 93마일(149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이 커터처럼 꼬리가 살짝 휘며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1회말 우타자 라이언 브론, 3회말 나르바에스를 몸쪽 꽉 찬 포심 패스트볼로 스탠딩 삼진을 잡는 장면은 이날 김광현의 투구를 압축해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안정된 제구력과 뛰어난 패스트볼 구위를 장착한 김광현은 기존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함께 섞으며 밀워키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구속을 조절하며 상대의 타이밍을 뺏었다. 각도 큰 느린 커브는 덤이었다.
이렇듯 김광현은 부상 복귀전에서 몸상태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안정된 제구력과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챙겨왔다. 업그레이드 된 김광현이 남은 시즌 어떤 쾌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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