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한 번 다녀왔습니다' 송가네 막내 이초희가 완벽한 캐릭터 구현으로 대중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고요하지만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연출 이재상)에서 송가네 막내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이초희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유쾌하고 따뜻한 드라마로 이초희는 송다희 역으로 열연했다.
송다희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초반,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면서 파혼의 위기를 겪었다. 소심하면서도 내성적인 성격의 송다희가 시련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시청자들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송다희는 마지막 회, 윤재석(이상이)과 달달한 부부로 거듭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모두가 행복한 결실을 맺으며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시청률까지 30%를 넘으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초희는 "지금까지 한 작품 중에 가장 뜻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이걸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긴 대장정이어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많은 걸 채웠다"며 감사함이 담긴 종영 소감을 전했다.
특히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배우 차화연, 김보연, 천호진, 이정은, 안길강 등 큰 존재감을 갖고 있는 베테랑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이초희는 선배 배우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게 정말 너무 많다. 배움을 과식한 느낌"이라며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한 제작진 그리고 선생님, 선배님, 언니, 오빠, 선후배 모든 배우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이라는 긴 대장정은 이초희에게 큰 도전이자 굉장히 큰 노력이 깃든 시간이었다. 그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캐스팅 제안을 받았던 때를 회상했다. 그는 "누구도 캐스팅이 안 된 상태였다. 라인업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하고 싶었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병원에 입원했던 어머니를 언급하며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합류한 또 다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주말마다 병원에 가면 진풍경이 펼쳐졌다. 저녁 7시부터 모든 병실과 대기실이 7번(KBS2)으로 대동단결되는 모습을 봤다"며 주말드라마를 챙기는 부모에게 딸로서도 작은 선물이 되고 싶었다는 마음을 고백했다.
그렇게 남다른 의미를 갖고 시작했던 만큼 이초희는 송다희 역을 구현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송다희가 다소 내성적이고 잘못하면 답답해 보일 수도 있는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였기에 그는 "정말 메모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다희의 답답한 면을 주관과 소신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노력을 했다. 감정선도 선을 정해 놓고 흐름대로 되게 철저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초희는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송다희로 살아야 했던 만큼 역할의 외적인 부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그는 "시간이 가면서 다희가 조금 더 자유스럽게 되고 성숙해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목 끝까지 채웠던 단추를 하나둘씩 푼다든지 각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다든지 조금씩 바꿨던 것 같다"고 설명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그는 송다희 역이 빛날 수 있었던 이유로 "10점 만점에 12점 만점 최고의 파트너"라고 표현한 이상이를 꼽았다. 그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다. 약속을 하고 연기를 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상이 성격이 유쾌하고 능글맞다.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정말 많이 이끌어줬던 것 같다"며 "내가 파트너 복이 참 많은 것 같다. 이상이라는 배우가 내 파트너라서 참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송다희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팀원 전체의 덕으로 돌렸다. 그는 "극 중에서 다희와 재석이가 나오면 '로맨틱 코미디 같아요'라는 말씀들을 해주셨는데 그건 절대 저희 둘만 잘해서가 아니었다. 감독님, 촬영 감독님, 조명감독님 그리고 제작진분들이 혼을 갈아 넣어 주셨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또 "정말 선배님들은 제가 감히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정도로 정말 뛰어났고 매 장면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셨다"며 존경을 표해 남다른 팀워크를 느끼게끔 했다.
이렇듯 6개월여의 시간, 반년 동안 송다희로 살아온 이초희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저한테 가장 뜻깊은 작품이 될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제 필모그래피 중에 어느 하나 제대로 꼽지 못했는데 긴 호흡을 하면서 배움을 과식했다. 이젠 그렇게 배운 것들을 흡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큰 애정을 쏟아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직 헤어지기 싫고 아쉽지만 무탈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코로나 19로 다들 힘든 시기인데 이 작품 때문에 기뻤다는 댓글들을 봤다. 우리 작품이 그렇게 행복을 줬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감사하고 모두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