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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미주 성희롱 논란 사과, 진정성은 어디에 [ST포커스]
작성 : 2020년 09월 08일(화) 17:21

러블리즈 미주 / 사진=미주픽츄 방송 캡처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러블리즈 미주가 자신을 둘러싼 성희롱 논란과 관련 두 달 반만에 사과했다. 그러나 여전히 반응은 싸늘하다.

논란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주는 6월 26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웹예능 '미주픽츄' 1회에 출연해 서울숲에서 시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미주는 동갑내기 남자 대학생 A씨에게 "(여자친구랑) 어디까지 갔어. 얼마나 됐어"라고 물었고, A씨가 "200일 정도 됐다"고 밝히자 "끝까지 갔겠네. 무조건이네"라고 말했다. A씨가 "뽀뽀 밖에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미주는 "웃기지마. 너 남자 맞아?"라며 시선을 A씨의 하반신 쪽으로 내렸다.

이에 '미주픽츄' 제작진도 "어딜 보는 거냐. 방금 미주 씨 시선이"라고 장난치면서 '예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시선 처리' '시선이 왜 내려가는지 #미주야해명해'라는 자막을 달았다. 제작진 역시 미주의 성희롱 발언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도리어 이를 희화화한 셈이다.

해당 상황이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며 미주는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초면이고 더군다나 이성인 상대에게 선 넘은 말과 행동을 쏟아냈다는 것. 성별이 바뀌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주의 언행에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다 두 달 반이 지난 9월 8일, 미주의 성희롱 논란이 기사화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제작진은 사과에 나섰다.

'미주픽츄'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시민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부주의한 장면으로 상처를 받았을 시민분과 '미주픽츄'를 애청해 주신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사과를 드린다"면서 "시민분께는 별도의 연락을 취해 사과의 인사를 드렸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서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써서 주의하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과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그저 "사과한다"는 말만으로 논란을 일축시키려 했다는 지적이다. 미주의 성희롱 발언을 부추기며 재밋거리로 소비한 제작진이 논란에도 사과 없이 버티다 논란이 커지니 어쩔 수 없이 사과한 모양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더불어 논란의 당사자인 미주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제작진 사과가 나온 후 미주 역시 러블리즈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미주는 "'미주픽츄'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제작진분들을 통해 당사자분께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 당시 출연자분의 동의를 얻었으나 시청해주시는 많은 팬분들과 시청자분들의 정서적 불편함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 글을 올렸다.

이어 "이로 인해 가장 상심이 크실 일반 출연자분께 거듭 사과드리며 앞으로 언행에 있어서 더욱 주의하고 더 열심히 하는 미주가 되도록 하겠다.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사과에도 여전히 부정적 반응이 높다. 시기에 대한 지적이 주다. 방송 이후 성희롱 논란이 꾸준히 있었으나 두 달 넘게 사과를 미루고 미루다 사건을 키웠다는 것이다. 사과문도 "출연자가 동의했다"며 면죄부를 주려 했고, "정서적 불편함을 끼친 경솔한 발언"이라며 시선 처리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 논란의 무게감을 줄이려는 뉘앙스라는 의견이었다.

소속사 역시 미주의 사과문 게재 직후 약 2시간 동안 무려 6개의 게시물을 추가로 올리며 사과문을 아래로 밀어냈다. 자칫 미주의 과오를 묻으려는 인상으로 비칠 수 있는 행보였다.

엉뚱하면서도 털털한 매력으로 이름을 알려온 미주다. 그러나 '정서적' 불편함을 초래한 도 넘은 이번 '미주픽츄' 논란은 미주의 평소 관점이 어떤지를 인증하게 한 안타까운 한 수가 되고 말았다.

러블리즈 미주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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