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인종 차별 공개 비난, 성희롱 동조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샘 오취리가 결국 '대한외국인'에서 하차한다.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대한외국인' 측은 8일 스포츠투데이에 "샘 오취리가 '대한 외국인'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이에 샘 오취리는 기존에 촬영한 분량인 '대한외국인' 100회까지만 출연하고 101회부터는 녹화에 불참했다.
샘 오취리가 직접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제작진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시청자들의 거센 하차 요구를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샘 오취리의 논란은 약 한 달 전 인종 차별 공개 비난부터 시작됐다. 앞서 샘 오취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게재하며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의 학생들은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 문화에서 비롯된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했고, 이 과정에서 얼굴에 검은색을 칠했다. 샘 오취리는 이들의 분장을 두고 "문화를 따라 하는 것은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되나.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다"며 인종 차별임을 지적했다.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소신이었다. 다만 일반인 고등학생들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공개적으로 게재했다는 점, 논지와 무관한 '태케이팝(teakpop)'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는 점은 반발을 일으켰다. '태케이팝'은 케이팝의 뒷이야기, 가십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해당 논란을 케이팝 전체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사건을 키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또한 샘 오취리의 '인종 차별 반대' 소신이라기에는 그 역시 과거 방송을 통해 동양인 비하를 의심케 하는 행동을 한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JTBC '비정삼회담'에 출연해 동양인 비하할 때 사용되는 '눈 찢기 동작'을 취한 바 있다.
계속된 지적에 게시글 삭제가 아닌 잠시 댓글창을 막아뒀던 샘 오취리는 논란이 커지자 결국 해명글을 내놓았다. 그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태케이팝' 해시태그가 한국 Kpop 대해서 안 좋은 얘기를 하는 뜻인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오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일들은 좀 경솔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 더 배운 샘 오취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샘 오취리는 '대한외국인' 녹화 출근길에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이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등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그렇게 샘 오취리의 인종 차별 지적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성희롱 동조 논란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샘 오취리는 과거 박은혜와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귀엽다. 흑인에게 한 번 가면 다신 돌아오지 못하지. 하하"라는 영문의 댓글을 남겼다. 성희롱이라고 느낄만한 요소가 다분한 발언이었다. 샘 오취리는 해당 댓글에 동의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단어 'preach'로 답하며 논란을 만들었다.
이에 대한 샘 오취리의 해명 혹은 사과는 없었다. 그는 단지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는 것으로 입장을 대신했다.
연이은 논란에 대중은 샘 오취리의 '대한외국인' 하차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한외국인' 측은 구체적인 답은 회피하는 등 샘 오취리의 거취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는 모양새였다. 2일 방송분에는 샘 오취리의 모습을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냈다.
결국 시청자의 요구에 미적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한 '대한외국인'까지 도마에 올랐다. 그리고 샘 오취리는 끝내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대한외국인'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샘 오취리였다. 하지만 '인종 차별 지적'에서 시작된 그의 논란은 한 달 만에 '하차'라는 결과를 낳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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