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디즈니 영화 '뮬란'이 국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아시아 국가 등의 비판이 거세지며 보이콧 운동으로 이어졌다.
디즈니의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올해 초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영화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돼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1998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22년 만에 실사화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당초 2018년 4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2020년 개봉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발발된 코로나19 여파로 몇 차례 북미 개봉을 미뤄야 했다.
결국 '뮬란'은 북미 및 서유럽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자사 OTT(Over-The-Top,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됐다. 한국을 비롯해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에서는 극장 개봉된다. 이에 중국에서는 11일, 한국은 17일에 관객들을 만난다.
'뮬란'의 디즈니 플러스 공개가 결정되자 디즈니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5% 상승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OTT로 방향을 바꾼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한 달에 약 7달러의 요금을 내는 디즈니 플러스 유료회원의 경우 뮬란을 보기 위해서는 추가로 30달러를 지출해야 하지만 7일(현지시간) 소비자 지출 1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공개된 '뮬란'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먼저 버라이어티는 "그 어떤 프레임도 독창적이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도 있겠지만, 보기에 매력적인 영화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바라봤다. 반면 할리우드 리포터는 "류이페이는 주연으로서 충분한 카리스마를 갖췄지만, 대본이 그에게 깊이나 의미 있는 관계성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이 가운데 영화 '뮬란'은 주연 배우 유역비(류이페이)의 홍콩 경찰 지지 발언으로 개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콩 경찰은 반중 민주화 시위대를 과잉 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역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처럼 홍콩 시위대 과잉 진압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유역비를 두고 홍콩 뿐만 아니라 아시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유역비는 2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복잡한 상황이며,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이 일이 곧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조슈아 웡은 최근 SNS를 통해 "'뮬란'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디즈니는 중국 정부에 굽신거릴 뿐만 아니라, 유역비는 공개적으로 홍콩에서 경찰들이 저질렀던 무자비한 행위들에 대해 옹호했다. 나는 인권을 믿는 여러분 모두가 영화 '뮬란'을 보이콧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대중에게 호소했다.
이에 이른바 '밀크티 동맹'이라 불리는 대만과 태국 여론 역시 심상치 않다. 두 나라의 네티즌들은 '밀크티 동맹'(#MilkTeaAlliance)이라는 해시태그로 '뮬란' 보이콧에 동조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월트디즈니 코리아 본사 앞에서 세계시민선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이 모여 '‘뮬란' 보이콧 선포식을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세계시민선언은 "영화 속 뮬란은 '차별을 극복하는 당찬 여성'의 상징이지만 유역비가 이러한 뮬란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뮬란'은 국가폭력을 옹호하는 영화로 전락한 지 오래"라 지적했다.
또 "자유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력한 이 나라에서 자유를 외치는 홍콩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 일조하는 '뮬란'에 대한 상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거센 비판 여론 속에서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친 '뮬란'. 다만 국내 시사회는 진행되지 않는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가 그 이유다. 현재 홍콩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가는 보이콧 운동이 '뮬란' 흥행에 어떤 여파를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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