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지난 2009년 구혜선은 영화 사운드트랙을 담은 '숨'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숨2'를 발매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소통해왔다. 그런 그가 5년 만인 2020년, '숨3'를 발표하며 오랜만에 이목을 끌고 있다. 작가, 감독, 배우, 작곡가까지 앞에 붙는 수식어만 해도 다양한 구혜선의 새로운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갑작스럽게 영국 어학연수를 선택하고 떠났던 구혜선은 최근 다시 귀국을 한 상태다. 이에 근황을 묻자 그는 "요즘은 하루를 매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수면 시간을 대폭 줄여서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자고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듬해 예정된 전시회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알렸다.
지난 2002년 광고 모델로 데뷔해 배우를 본업으로 감독, 작가, 작곡가, 화가 등 수많은 예술영역에서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온 그는 데뷔 18년 차임에도 여전히 새로운 것을 향해 앞으로 나아감에 바쁜 모습이었다.
그중 지난 2일 발표한 '숨 3'은 그의 가장 최근 완성된 어떠한 결과물로서 발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16년 배우 안재현과 부부의 연을 맺었던 그가 여러 논란을 끝으로 올해 7월, 4년 만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 만큼 '숨 3'에 '어떠한 심경이 깃들지 않았을까'하는 관심도 쏠렸다.
하지만 뜻밖으로 구혜선은 안재현과의 이혼을 인생에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고 결론적으로 안재현과의 이혼은 '숨 3'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사실 이혼을 한 건 제게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리함에 있어 특별한 방법은 없었고 '내 인생에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지'하고 자각하는 데에 있었다"며 "그래서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살고 있다"라고 설명할 뿐이었다.
분명 시간과 감정이 소모되는 꽤나 힘겨운 시간이었을 테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산다'는 구혜선의 말처럼 '숨 3'의 탄생은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2020년의 봄은 유난히 따뜻했고 아름다웠고 그게 참 좋았고 행복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게 계기가 돼 작업을 했다. 평소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인데 행복을 느꼈으니 멀리서 음악이 들려오더라. 그걸 고스란히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긍정의 기운은 총 9곡으로 구성된 수록곡의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인트로 '러브 포엠(Love Poem)' '새로운 연인을 위하여' '좋은 날' 등은 어딘지 모르게 '희망'과 '사랑'의 의미가 담긴 느낌이었다. 이는 제목만으로도 '기분 좋음'을 느끼게 했다. 이에 대해 구혜선은 "사실 지난 앨범은 죽음과 연결되어 있는 곡들이 많아서 어두운 에너지가 많았다. 이번 앨범은 '어차피 살 건데 담대하자. 가볍자'라는 의지가 많아 상큼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구혜선은 타이틀 곡 '새로운 연인을 위하여'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꿈은 저를 언제나 다시 태아 나게 하고 숨 쉬게 하고, 또 계속 살게 만들어 준다. 저는 제 자신이 계속 꿈꾸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새로운 인연에 대해서도"라며 "오랜만에 학교에 갔던 어느 날, 나를 새롭게 꿈꾸게 하는구나 싶었다. 그날 봄바람이 저를 미치게 했고 그래서 작곡을 했다"고 알렸다.
그의 답변을 듣고 있자면 구혜선에게 작곡을 비롯한 모든 예술의 영역은 일상에서 받은 영감을 구현하는 '놀이'인 듯싶었다. 거창한 어떠한 활동보다는 그의 예술 활동은 '구혜선'이라는 배우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매체였다.
끝으로 "예술은 저를 살게 한다"고 말하는 구혜선은 '숨3' 소개를 끝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알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는 제22회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심사위원으로서 대중들과 가장 빨리 만날 것 같다는 소식과 '숨' 시리즈의 영상 제작 소식까지 알리며 또 다른 구혜선과의 만남을 기대케 했다.
끝으로 코로나 19로 어지러운 시국, 팬들에 애정과 걱정 어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며 모두들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음악이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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