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제77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유일하게 한국 작품으로 초청된 '낙원의 밤'이 국내 개봉 전 외신으로부터 장르적 재미를 인정 받으며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2일 개막한 베니스 국제 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축소 개최됐다. 행사에는 케이트 블란쳇, 틸다 스윈튼, 맷 딜런 등 유명 배우들이 참석했다. 또 올해 개최가 취소된 칸국제영화제의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 등 다른 국제영화제의 수장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는 칸 국제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함께 다수의 한국 영화 진출로 인연을 맺어왔다.
올해에는 '낙원의 밤'이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초청 받으며 국내외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4년 만에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낙원의 밤'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엄태구와 전여빈, 차승원이 출연했다. 조직의 타깃이 된 한남자와 삶의 끝에 서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만 방역 등을 고려해 현지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베니스 영화제의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낙원의 밤'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갱스터 영화 중 하나다. 박훈정 감독은 정형화되지 않은 복합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각본 집필 능력과 더불어 인상적이고 거장다운 연출력으로 전폭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작가다. 분명히 그의 이름은 앞으로 더욱 많이 알려질 것"이라며 '낙원의 밤'의 초청 이유를 밝혔다.
이에 박훈정 감독은 배급사를 통해 "아름다운 남녘의 제주 바다와 하늘을 담고 그안에 핏빛으로 얼룩진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배경과 스토리가 주는 아이러니함을 관객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흥미롭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2일(현지시간) 첫 상영된 '낙원의 밤'. 이후 해외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먼저 할리우드 리포터는 "좋은 구성과 흥미로운 캐릭터, 신나는 액션, 유혈 장면이 나온다. 누와르 장르 팬들을 겨냥한 작품"이라면서도 늘어지는 구간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크린데일리 역시 "박훈정 감독이 이 영화에 활력을 밀어 넣었으나 대학살 장면까지 늘어지고 느린 느낌이 든다"고 바라봤다.
이 외에도 해외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고도로 세련된 갱스터 영화이며 전개를 예상할 수 없다. '내성적인 갱스터 영화'"라며 "제주도의 매력적인 풍경과 주인공의 갈등이 대조된다"며 박훈정 감독의 연출력을 다양한 시선으로 평가했다. 대체적으로 흥미로운 범죄 액션 스릴러라는 평가와 캐릭터의 매력적인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제주도의 황홀한 뒷배경 역시 극의 분위기를 완성시켰다는 반응이다. 다만 후반부 느슨한 전개가 발목을 잡았다.
이처럼 국내 팬들보다 먼저 해외 팬들을 만난 '낙원의 밤'. 다채로운 의견이 전해지며 국내의 기대감이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최근 유수의 영화제들이 코로나19로 개최 취소를 알린 만큼 '낙원의 밤' 초청 소식이 더욱 반가울 터. 이에 '낙원의 밤'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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