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최악의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토론토는 마이애미를 2-1로 제압했다. 류현진은 시즌 3승(1패)째를 신고했으며, 평균자책점을 2.92에서 2.72로 끌어 내렸다. 팀을 2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큰 등판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마이애미 타선을 맞아 빠른 공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했다. 특히 타이밍을 뺏는 커브가 일품이었다. 마이애미는 류현진을 대비해 7명의 우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포진시켰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류현진을 괴롭힌 것은 마이애미 타자들이 아닌 팀 동료들이었다. 타선의 침묵은 마이애미 선발투수 식스토 산체스의 호투로 어쩔 수 없었지만, 기초적인 플레이에서 너무나 많은 실수가 나왔다.
최근 트레이드로 토론토에 합류한 조나단 비야는 2안타를 터뜨렸지만 두 차례 모두 주루사를 당하며 흐름을 끊었다. 2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는 완벽한 병살 찬스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도 어설픈 주루플레이로 루상에서 아웃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2회말 무사 1,2루 위기에서는 내야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타선이 침묵하고 있을 때는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0-0 균형을 유지했다.
미안함을 느꼈던 것일까? 토론토는 5회초에서야 구리엘 주니어의 투런포로 류현진에게 점수 지원을 했다. 류현진은 5회말 1실점을 허용했지만,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동료들의 지원 부재 속에서도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끈 류현진은 왜 자신이 토론토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았는지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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