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경찰과 조폭, 선과 악을 오가는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32년 차 경력을 자랑하는 연기파 배우 지대한의 이야기다.
지대한은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OCN 새 토일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극본 반기리·연출 민영홍)에서 실종전담반 형사 백일두 역을 맡았다.
백일두는 만년 경장이지만 경찰서장과 동기다. 흐릿한 눈빛의 소유자로 사건 수사능력도 부족하고 움직임도 둔하지만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고 오랜 현장 경험으로 촉이 발달한 인물이다.
지난 2회 방송에서는 서하늘(장선율)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백일두의 모습이 그려졌다. 백일두는 직접 경찰서를 찾아 서하늘의 실종신고를 한 김욱(고수)로부터 의문을 가졌다.
그는 두온마을에서 서하늘을 봤다는 김욱에게 "네가 말한 두온마을은 그냥 산속일 뿐이다. 그곳에 한 집이 있지만 남자 혼자 살고 절대 애한테 나쁜 짓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백일두의 설명에도 불구, 김욱의 허황된 진술이 계속됐다. 그러나 형사 백일두는 이를 지나치지 않았다. 김욱, 동료 형사 신준호(하준)과 함께 두온마을로 추정되는 장소를 찾은 그는 직접 주민들을 만나보는 등 끝까지 진실을 추적했다.
지대한은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형사로 완벽 변신했다. 김욱의 진술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위압감 있지만 어딘가 믿음을 주는 '선한' 형사 그 자체였다.
'미씽'에서 '선한' 연기로 활약했다면, 앞서 '루갈'에서는 '악한' 연기로 안방극장을 휩쓸었다. 지대한은 지난 5월 종영한 OCN 드라마 '루갈'(극본 도현·연출 강철우)에서 모핀 저축은행 대표이자 중간 보스급인 봉만철로 분했다.
지난 5월 2일 방송된 11회에서 봉만철은 최용(김인우), 장마담(유지연) 중 하나를 살해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총을 들어 이들을 겨냥했다. 위협을 느낀 최용은 고민 없이 그를 살해, 봉만철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해당 장면에서도 지대한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두렵지만 살기가 공존하는 눈빛으로 악역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짙은 수염과 어딘가 껄렁한 스타일링에서도 악역 표현을 위한 섬세함이 돋보였다.
32년 차 배우답게 연기력 역시 자연스러웠다. 총을 맞고 자리에 쓰러져 사망하는 고난도의 연기를 펼친 그에겐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듯 지대한은 경찰부터 조폭까지 극과 극에 놓인 역할을 완벽하게 풀어나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988년 드라마 '지리산'으로 데뷔 후, 명실상부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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