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삼진율은 높이고 정타 허용을 줄이면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김광현은 2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2볼넷 4K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17이닝 연속 무자책 투구를 이어간 김광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0.83(21.2이닝 2자책점)을 마크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시작해 첫 등판에서 1이닝 1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지만, 이후 선발투수로 전환한 뒤 8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57로 최고의 피칭을 펼쳐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그러나 호투를 이어간 김광현에게도 낮은 삼진율과 잦은 정타 허용은 약점으로 평가받았다. 김광현은 2일 신시내티 전까지 9이닝당 탈삼진 3.8개로 낮은 수치를 드러냈다. 헛스윙률은 18.6%에 불과했다. KBO리그에서 9이닝당 탈삼진 8.5개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치였다.
삼진율이 낮을 경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투수의 능력이 떨어지고 야수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또한 김광현은 앞서 네 번의 등판에서 정타를 많이 허용했지만 야수진들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어간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신시내티와의 경기 전까지 김광현의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은 1할8푼9리로 리그 평균 2할8푼대 수치와 차이가 있었다. 시즌 초반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해 위기를 넘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미국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1일 "김광현은 9이닝 당 탈삼진 3.8개와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 0.189 그리고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라며 "삼진율이 그대로 머무르고, BABIP이 정상화된다면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치솟을 것"이라며 김광현에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서 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러한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 2경기보다 1이닝을 적게 소화했지만 삼진 개수는 늘어났다.
김광현은 좌우 스트라이크 존 뿐만 아니라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적절히 사용하며 신시내티 타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1회말 맷 데이비슨부터 2회말 무스타커스까지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낸 것은 이날 경기 최고의 장면이었다.
더불어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서 정타 허용을 많이 줄였다. 4회말과 5회말 선두타자 데이비슨, 가르시아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하고도 야수진의 도움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이 외에는 대부분의 타자들을 빗맞은 타구로 처리했다. 1회말과 3회말 닉 카스테야노스를 연속 병살타로 잡아내며 땅볼 유도와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광현이 8월 호투로 팀 선발진에 안착한 데 이어, 삼진율을 높여가며 진화된 투구로 빅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약점을 지워낸 김광현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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