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3승이 또다시 무산됐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각) 오전 7시37분 미국 버펄로주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6이닝 8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3승 수확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3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2자책점 이하)를 달성, 평균자책점은 3.19에서 3.16으로 소폭 하락했다. 아울러 8월 한 달 평균자책점은 1.61로 이 기간 빅리그 전체 3위의 성적을 올렸다.
당초 2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인종차별 항의 차원에서 경기가 보이콧 돼 등판이 하루 뒤로 밀렸다.
예상치 못한 일정 조정 탓에 흔들릴 수 있었지만, 류현진은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 없이 뽐냈다. 이날 류현진의 총 투구 수는 98개인 가운데 패스트볼(39개), 체인지업(25개), 커터(22개), 커브(12개)를 고루 구사했다.
1회초 1사 1루에서 류현진은 산탄데르에게 2루타성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 맞았다. 그러나 중견수 랜달 그리척이 재빨리 쫓아가 공을 잡아냈다. 1루주자 알베르토까지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대형 타구였다.
경기 초반 운을 다 써버린 탓에서 일까.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연이은 불운을 맞았다.
문제는 장면은 6회에 터졌다. 6회초 선두타자 핸저 알베르토와 1사 후 호세 이글레시아스에게도 안타를 허용, 레나토 누네즈에게 볼넷을 던져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 페드로 세베리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마운트캐슬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트래비스 쇼의 악송구가 나와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면서 2-2 동점을 허용했다. 동료의 실책에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던 류현진도 이날 중계 화면에서는 하늘을 쳐다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류현진은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서 팻 발라이카를 헛스윙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류현진의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장 믿었던 마무리 투수 조던 로마노가 8회초 2사까지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냈으나, 누네즈에게 좌측 펜스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류현진의 3승을 지웠다.
토론토는 2연승을 질주했지만, 류현진은 불펜진의 방화로 다잡은 승리를 놓쳤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비자책점이 자책점으로 변경되면서 평균자책점이 2.68에서 3.16으로 바뀌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재키 로빈슨 데이'로 진행됐다. 류현진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은 로빈슨의 등번호인 42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류현진에게 이날은 다소 씁쓸한 날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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