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투표 등 결과 조작으로 파문을 일으킨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의 '프로듀스' 사건 항소심 시작됐다.

Mnet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 관련, 사기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 김용범 CP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에서 열렸다.

이날 안 PD와 김 CP 등을 비롯한 제작진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임직원 5명에 대한 재판었으나 이들 모두 불참했다. 대신 이들의 법률 대리인이 참석했다.

재판은 30여분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후 법정을 나선 법률 대리인들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낀 채 자리를 빠져나갔다.

앞서 안 PD와 김 CP 등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6년부터 시작된 '프로듀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총 4개의 시리즈에 걸쳐 특정 연습생에게 유리하게끔 투표 결과 등을 조작했다는 혐의다.

1심 공판 당시 안 PD와 김 CP는 무방해와 배임수재 혐의 등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으나 부정청탁으로 인한 조작 투표 혐의는 꾸준히 부인해 왔다. 특히 안 PD는 기획사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주장하며 "친한 형, 동생 사이로 만난 것이다. 해당 기획사 연습생에게 특혜를 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담당 검사는 "10개월간 수사와 재판이 이뤄졌음에도 고소인들은 무혐의 처리에 불복하고 있는 등 분노가 그대로다. 이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 봤다"며 "우선 피고인들은 개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지만, 국민 프로듀서라는 프로그램의 설정을 앞세워놓고, 지극히 개인적 생각으로 데뷔 멤버를 조작하는 발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기본적으로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하고, 시청자는 들러리로 생각하는 데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프로듀스' 시리즈가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소속사 유무나 규모에 상관없이 열심히 하고 실력을 인정받아 순위가 상승한 연습생을 응원하며 시청자가 공정성에 대리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상당 부분이 조작됐음이 밝혀졌고, 이에 대해 느끼는 시청자의 허탈감과 배신감은 컸을 것"이라며 재판부에 강력한 처벌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안 PD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3600여만 원, 김 CP에게 징역 3년, 함께 기소된 이미경 보조PD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부정청탁 혐의를 받는 기획사 임직원 5명에게는 "금액의 차이는 있으나 청탁이라는 범죄의 본질적인 면은 같다. 더군다나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모의하는 등 반성이 보이지 않았다"며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당시 김 CP와 안 PD 변호인 측은 "피고인들이 데뷔조를 조작한 건 청탁을 받아서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한 것이 아니다. 훌륭한 데뷔조를 만들기 위해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행위가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 역시 깊이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머지 순위 변경 부분 역시 부분 청탁에 의한 것이 아니며 문자투표를 받기 위해 저지른 것 또한 아니다. 더군다나 문자 투표로 인한 수익은 유네스코에 기부됐기 때문에 문자 수익 자체는 피고인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며 안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600여만 원을, 김 CP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이미경 PD와 기획사 임직원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안 PD와 김 CP는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했다. 최종 변론에서 자신들로 인해 상처를 받은 시청자와 연습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평생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힌 두 사람이었지만, 재판 결과는 납득하지 못한 모양새다.

검찰 역시 다음날 항소장을 제출하며 해당 사건은 쌍방 항소로 2심으로 향했다.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양측의 항소심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1심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결론이 2심을 통해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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