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감격의 메이저리그 첫 승을 달성하며 선발투수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광현은 23일 오전 9시15분(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호투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올 시즌 빅리그에 입성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69(10.2이닝 2실점)를 마크했다.
김광현의 빅리그 데뷔 첫 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의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시범경기 4경기에 출전해 8이닝 11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미뤄졌고 결국 마무리투수로 데뷔했다.
김광현은 이후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선발투수였던 마일스 마이콜라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우여곡절 끝에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5선발 경쟁자였던 마르티네스가 최근 몸상태를 회복해 소속팀에 복귀한 만큼 김광현의 이날 투구 결과가 중요했다.
김광현은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서 호투를 펼쳤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자유자재로 섞으며 신시내티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빠른 카운트에 잡아내 6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볼넷 또한 내주지 않았다.
김광현은 위기관리 능력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과시했다. 승리투수 요건이 걸려있던 5회초 1사 후 제시 윈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 커트 카살리, 프레디 갈비스를 각각 3루수 직선타,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이후 6회초 선두타자 케빈 팔머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이렇듯 김광현은 이날 뛰어난 구위와 다채로운 구종 배합,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발투수로서 완벽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로써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지켜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음은 물론, 빅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KK' 김광현이 앞으로 호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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