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대중들이 '출사표'를 통해 정치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는 당찬 포부로 막을 열었던 '출사표'였지만 시청률 3%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20일 밤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 마지막 회에서는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구세라(나나)의 모습이 전파를 타며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에서 구세라는 우여곡절 끝에 구의원 임기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머릿속에 처음 속기사로 구의회 회의에 참석했을 때부터 구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된 것 그리고 당선 후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녕. 나의 스무 번째 회사. 마원구의회"라는 작별인사와 함께 서공명(박성훈)과 '평생 정치 금지' 선언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방송 말미 다신 정계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 구세라는 환경보호를 외치는 약소정당 북극곰당 당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이에 '불나방' 모드를 다시 발동하며 악덕 갑들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모습의 구세라로 시청자들에게 안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출사표 / 사진=KBS2 하라는 취업은 안 하고 출사표
나나는 극 중 구세라 역을 맞아 시민으로서 겪는 여러 불합리한 일들과 맞서는 현실 취준생 모습을 내숭 없고 리얼한 모습으로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저스티스' '킬 잇' 등 다수 드라마에서 차분하고 도도한 매력을 뽐내온 그가 거침없고 털털한 구세라 역을 맡으며 '출사표'는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만큼 그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상대역 박성훈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었다고 밝힌 바, 이들이 어떻게 극을 끌어갈지에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마지막 회 시청률은 2.9%(전국기준), 3%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결과를 얻고 쓸쓸히 퇴장했다.
KBS 드라마 '본 어게인' '계약 우정' '영혼 수선공' 등 수많은 작품들이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던 상황, 한 줌의 빛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출사표' 역시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출사표'라는 드라마를 통해 시민들이 '정치'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전한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흔히 볼법한 캐릭터 설정에서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다. 구세라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무당파적 인물을 앞세워 정치인들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해나가는 '굳센' 취준생은 실상 현실감이 없어도 너무나 없는 인물이면서 유치함이 느껴지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물론 극 중 나나가 불량 정치인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저돌적인 모습과 몸 사리지 않는 연기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전하긴 했지만, 현실에서 벌어지기도 힘든 상황들인 만큼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큰 울림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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