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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고유민 유족 "고인 사망원인은 악성 댓글 아닌 구단 갑질"
작성 : 2020년 08월 20일(목) 13:09

사진=송영길 의원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지난달 세상을 떠난 프로배구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가족이,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으로 구단의 갑질을 지목했다.

고 고유민 선수의 유가족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고유민 선수의 사망에는 현대건설 구단의 의도적 훈련 배제와 '사기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 고유민 선수는 지난달 31일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악성 댓글이 지목됐다.

하지만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체육시민운동단제 '사람과 운동' 박지훈 변호사는 "고 선수를 죽음으로 내몬 종범은 악성댓글이지만, 주범은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 그리고 법과 규약에 약한 20대 여성 배구인을 상대로 한 구단의 실질적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변호사는 또 "고 선수는 현대건설에서 뛸 당시 가족, 동료들과 나눈 SNS 메시지에서 지속적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 한 번도 없다' 등의 호소를 했다"고 주장한 뒤 "경찰이 포렌식한 고 선수의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선 '연습을 안 시킨다' '시합에 뛰게 하려면 최소한 연습이라도 시켜야 하는데' '언니이랑 호흡을 맞춰보지도 않아 언니들이 불안해 한다'는 호소가 다수 발견됐다"며 고유민 선수의 생전 스마트폰 메시지를 공개했다.

특히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고유민 선수가 현대건설 배구단에 속아 임의탈퇴 선수가 된 뒤 어느 팀에도 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대건설은 고 선수에게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며 계약해지 합의서를 쓰게 한 뒤 잔여 연봉 지급을 하지 않았다"며 "그것도 모자라 고 선수에겐 일언반구 말도 없이 임의탈퇴 선수로 묶어 어느 팀에서도 뛸 수 없게 손발을 묶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선수를 상대로 한 대기업 구단의 사기"라며 "고 선수는 자신의 임의탈퇴 소식을 접한 뒤 가족, 지인, 동료들에게 구단에 속았다며 배신감과 절망감을 토로했다"고 강조했다.

고 선수의 유가족은 "제 딸은 강한 아이라 악성 댓글만으로 비관자살할 정도가 아니다"며 "제 딸이 얼마나 한이 깊었으면 죽어서도 눈을 못감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송영길 의원은 "25살 꿈많은 청춘이 유명을 달리해 어머니의 가슴에 묻은 아픔이 너무나 절절하다"며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한 명의 부모로써 선수들의 인권문제를 잘 살피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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