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의 7-2 승리를 견인한 류현진은 시즌 2승(1패)째를 신고했다. 평균자책점은 4.05에서 3.46으로 끌어 내렸다. 시즌 초반 두 차례 등판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은 최근 세 차례 등판에서 17이닝 2실점 만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2승, 3점대 평균자책점 등 많은 수확을 거둔 등판이었지만 가장 반가운 기록은 따로 있다. 바로 무볼넷 기록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다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비해 느린 공을 가졌음에도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것은, 절묘한 제구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토론토 이적 후 류현진의 모습은 다저스 시절과는 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9이닝 당 4.05볼넷을 기록했다.(20이닝 9볼넷), 2019시즌 1.18(182.2이닝 24볼넷), 2018시즌 1.64볼넷(82.1이닝 15볼넷) 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였다.
'컨트롤 아티스트'로 알려진 류현진이 많은 볼넷을 허용하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엠엘비닷컴(MLB.com)도 류현진의 볼넷 기록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볼넷이 많아지니 투구수가 많아지고, 많은 이닝 소화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다행히 류현진은 볼티모어전을 통해 본연의 모습을 찾았다. 이날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간혹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도 나왔지만, 그럴 때는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볼넷을 내주지 않으니 류현진의 투구 리듬도 점점 좋아졌다. 그 결과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이번 등판을 통해 류현진은 토론토가 4년 8000만 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하며 바랐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본연의 모습을 찾은 류현진이 앞으로의 등판에서도 '컨트롤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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