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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은 멈추지 않는다 [인터뷰]
작성 : 2020년 08월 17일(월) 12:40

장영남 /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관록의 내공, 멈추지 않는 성장. 25년 차 배우 장영남은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여전히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다.

장영남은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극본 조용·연출 박신우)에서 '괜찮은 정신병원' 수간호사 박행자이자 문영(서예지)의 엄마 도희재로 분해 소름 끼치는 이중성 연기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선과 악을 오가며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연기로 충격 반전을 그려내 대중들의 관심과 호평을 한 몸에 받은 장영남은 "아쉽지만 시원하기도 하다. 기분 좋고 뿌듯하고 면이 서기도 한다"고 밝혔다. 면이 선다는 것은, 반전 인물을 맡아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았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그는 "그냥 박행자로 끝났으면 배우로서 보여줄 부분이 많지 않았을 텐데 도희재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반전 인물을 보여줄 수 있었다. 두 캐릭터의 다른 질감, 다른 색깔이 흥미롭기도 하고 배우로서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마무리한 것 같다"며 "이 캐릭터가 수간호사로 오래 살았다. 도희재가 등장한 건 드라마의 막바지였다. 앞에 주인공들이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놨는데 갑자기 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이 작품이 불편해지면 어떡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장영남은 박행자뿐만이 아닌 도희재 역할도 맡을 거라는 것을 첫 촬영 때 살짝 전해 들었다. 이후 두려움과 부담감, 그리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그는 "두 역할의 차이가 컸다. 고문영(서예지)의 엄마는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강한데 수간호사의 행동과 언밸런스한 부분이 많아서 이성적으로 다가갈수록 어렵고 고민이 됐다. 많은 물음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물음표를 던진 결과, 장영남은 참고할 만한 인물을 찾아냈다. 그는 "사이코패스 만점을 받은 엄여인을 참고했다. 엄여인은 어느 누구에게도 사이코패스처럼 보이지 않고 참하고 신뢰가 가는 인물이었다고 하더라. 의도한 게 아닌데 몸에 배어있는 괴물인데, 이 역할과 닮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장영남 / 사진=앤드마크 제공


문강태(김수현), 문상태(오정세), 고문영과 '문영의 성'에서 대치하는 장면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하이라이트로 꼽히기도 한다. 장영남은 이 장면에 대해 "김수현, 서예지 씨 모두 연기를 잘 하는 분들이다. 그 집의 서재에서 도희재가 글을 썼는데 저는 처음 가봤고, 새로운 캐릭터를 가지고 악다구니를 써야 하니까 처음에는 굉장히 뻘쭘했다"며 "근데 배우들이 신뢰를 가지고 특별한 NG도 없이 서로 너무 잘 받아주면서 행동했다. NG가 많이 나서가 아니라 행동이 많아서 이 장면만 8시간 이상을 촬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장영남은 도희재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는 "댓글과 반응을 봤다. '발연기를 좀 해달라. 연기를 살살해달라'는게 재밌더라. 저는 늘 연기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는데 살살해달라고 하니까 나쁘지는 않은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또 도희재는 말도 안 되는 괴물인데 서사가 궁금하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그거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만족스럽다. 이 인물이 흥미를 유발했다는 건데 저한테는 굉장히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영남은 함께 연기한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에 대한 극찬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서예지 씨는 넘 아름답고, 김수현 씨는 너무 잘생겼다.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구나' 감탄하면서 보게 되는 사람들"이라며 "서예지 씨는 강단 있고 열정적이고 현장에서 '기 빨린다'고 할 정도로 에너지가 엄청나다. 잠도 별로 못 잤다고 하더라. 피곤한데도 책임감 있게 자기 할 몫을 잘해주는 모습이 후배지만 보면서도 귀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현에 대해서는 "에너지가 긍정적이고 밝다. 우리가 옆에 있으면 파이팅에 같이 웃게 되고, 너무 귀엽다. 아들이나 남동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 할 정도"라며 "촬영에 들어가면 순간적인 몰입도가 좋다. 특히 눈이 너무 좋다. 깡도 있는데 연민이 느껴진다. 그 배우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다. 서예지, 김수현은 정말 훌륭한 배우들인 것 같다. 잘 될 수밖에 없다. 함께 작업을 해서 너무 좋았다"고 웃었다.

오정세는 장영남에게 '연기는 말할 것도 없는 대단한 배우'였다. 그는 "(오정세 씨와) 드라마랑 영화를 통해서만 보고 처음 호흡을 맞췄다. '동백꽃 필 무렵' 열혈 시청자였는데, 보지 않고도 '너무 잘하겠구나' 생각했다. 현장에서 오정세 씨를 처음 봤을 때 이미 눈빛이 내가 영화에서 봤던 그런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미 상태가 돼 있었다. 오정세 씨는 없고, 상태만 있었다. 연기는 잘하시니까 말할 것도 없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영남 / 사진=앤드마크 제공


데뷔 25년 차, 배우 장영남은 여전히 다른 배우들에게 배울 점을 찾고 있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찍으면서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함께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25년 내내 연기에 매진하고 있는 장영남의 원동력은 그저 이 일이 좋고, 재밌다는 것 그 이상은 없었다.

장영남은 "(연기를) 하고 있으면 좋고, 재밌고, 상상도 해보고 이거 할 때 가장 용기가 나는 단순한 이유다. 아무 생각 없이 이것만 했다. 고민도 많이 하긴 하지만 이게 너무 좋았다. 계산하지 않고 좋아서 잘해보고 싶어서 하고 있다. 단순하게 하니까 25년이 흘러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이 일을 하려면 뻔뻔스럽고 적극적이고 그래야 하는데 저는 별로 그러지 못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일이 끝나면 바로 집에 오는데 이 정도로 온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거에 비해서 일이 주어지는 게 너무 감사하다. 기회들이 저에게 계속 주어지고 있다는 것이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장영남은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다. 노래도 배우고, 현대무용도 배우고 싶다. 저를 위해서다. 이게 저한테 어떤 에너지를 줄 지 모르니까 도전하고, 모험해보고 싶다"며 "작고 큰 역할 상관없고 연기가 너무 좋다. 좋은 이유는 이걸 하면 너무 재밌다는 것뿐이다. 일하는 가장 큰 목적 중에 하나가 저에게 큰 재미와 행복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작고 큰 것은 25년 차 배우 장영남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는 "캐릭터를 아예 안 본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 안에 다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것도 내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쌓아온 것이 많은 배우지만, 캐릭터에 더 잘 스며들 수 있는 스펀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는 장영남. 앞으로 그의 배우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장영남 /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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