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김광현이 꿈을 쫓지 않았다면 지금 야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미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1일(한국시각) 'KBO 리그가 번창하는 동안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김광현의 딱한 사연을 보도했다.
이어 "김광현은 야구의 꿈을 쫓지 않았다면 지금 야구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가 던지는 커브처럼 잔인한 아이러니에 직면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 어딘가에 갇혀있다. 집에 있지만 (경기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광현은 지난 3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선발투수냐 마무리투수냐 고민을 하며 데뷔전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김광현은 낮선 미국땅에서 외롭게 지냈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했지만, 선발 경쟁에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게 밀려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여기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개막전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2실점 하며 흔들렸지만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후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팔꿈치 부상을 입었고, 마르티네스가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면서 김광현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애초 12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상황은 또 꼬였다.
팀 동료들이 집단으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일으키면서 경기가 잇따라 취소됐다. 세인트루이스의 경기가 무기한으로 연기되면서 김광현은 원치 않는 휴식을 하게 됐다.
전날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김광현은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왔다. 그런데 미국이 코로나19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대처를 잘하고 있다"며 "그는 가족을 보지 못한지, 6개월이나 됐다. 늘 행복한 얼굴로 웃는 그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안쓰러워했다.
매체는 "KBO 리그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적어도 그의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는 경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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