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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위축" OTT 플랫폼 vs "합리적 정산 필요" 수입배급사 간 대립 [ST포커스]
작성 : 2020년 08월 05일(수) 19:00

영화수입배급사협회 OTT / 사진=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인 왓챠, 웨이브 등의 영화 월정액 서비스가 콘텐츠 시장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당한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영화수입배급사들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국내 OTT 플랫폼들의 반박이 이어진 상황이다.

5일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이하 수배협)는 국내 OTT(Over The Top : 인터넷으로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인 왓챠와 웨이브 등에서의 영화 콘텐츠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객들의 극장 기피현상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OTT 시장이 몸집을 키웠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를 비롯해 국내 토종 OTT 업체인 왓챠와 웨이브, 티빙 역시 급격히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료의 정산 구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수배협 "합리적인 정산 구조 원해"

현재 국내 디지털유통시장은 IP-TV(KT, SK, LG), 홈초이스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영화를 한 편 볼 때마다 건 별로 결제하는 T 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 건 별 영상 주문 방식) 시장 중심이다. 그러나 해외 플랫폼인 넷플릭스의 등장과 함께 국내에서는 왓챠, 웨이브 등 OTT 플랫폼이 만들어지며 월별 정액제 방식을 내세웠다.

국내 OTT의 대표적인 예시인 왓챠와 웨이브에서는 월 일정 금액을 내고 영화, TV 드라마, 예능 등 모든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수배협은 콘텐츠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의 배분 방식을 두고 불만을 제기했다. 수배협은 "시청한 수 만큼의 일정 단가 금액을 정산하는 것이 아닌 영화, TV드라마, 예능 등 전체 모든 영상 콘텐츠의 시청수에서 비율을 따져 정산하는 결제 시스템은 영화 콘텐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배분 방식"이라면서 "TV드라마, 예능의 경우 1시간 이하의 런닝타임과 전 편을 관람하기 위해 여러 회차를 봐야 하지만, 영화의 경우 2시간 단 한번의 관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관람 회차 수 비율 나누는 정산 방식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배협에 따르면 영화 한 편을 보는데 T VOD 방식으로 건당 3000원이 결제된다면 국내 OTT S VOD 서비스의 경우는 편당 100원 이하의 저작권료가 발생되게 된다. 수배협 회원사들은 월 정액 1만 원으로 무제한의 영상 콘텐츠를 관람하는 서비스로 인해 콘텐츠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현저히 줄어든다며 월정액 중심의 OTT VOD 서비스가 영화 부가서비스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수배협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최근 왓챠와 협의를 시도했으나 의견 차이로 결론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저작권료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올바른 정산 시스템이 구축되길 원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IP-TV 업계는 OTT 업계와 다르게 큰 수익을 보지 못했다고.

또 수배협은 "OTT VOD 서비스가 발달한 일본과 동남아 등은 부가판권 시장이 몰락하면서 이 영향으로 자국 영화시장이 위축됐다"면서 "코로나19로 대변되는 비대면 사회는 영화계 전체로 확대될 것이기에 콘텐츠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당한 대우가 전제되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수배협은 OTT 플랫폼 업체들에게 영화 저작권료의 정당한 가치를 요구했다. 영화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 마련 및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공개하라는 지적이다. 극장과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영화 판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보장 받겠다는 입장이다.

웨이브 왓챠 / 사진=웨이브 왓챠 제공


◆ 국내 OTT 플랫폼들의 입장

이에 국내 OTT 플랫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웨이브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배급사와 작품 판권을 두고 계약할 때 IP-TV 방식과 OTT 방식을 선택하게 한다. 보통 배급사의 수익 구조에 유리한 방식으로 계약하게 된다. 배급사가 OTT 방식으로 선택을 한 것"이라며 "배급사가 스스로 선택해놓고 월 정액 서비스의 정산 금액이 낮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즉 웨이브는 배급사들에게 선택지를 주기 때문에 OTT 정액제 서비스로 인한 불공정 논란이 자신들과는 맞지 않다는 요지다.

또한 웨이브 측은 해당 상황과 관련해 공청회 전후로 어떠한 이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수배협 측의 연락을 받은 게 없었다"면서 "기사로 해당 내용을 파악하게 됐다. 일방적으로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고 주장했다. 다만 웨이브는 현재 웨이브와 계약 중인 일부 배급사와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언급된 왓챠 측 역시 현재의 정산 시스템이 수배협 회원사의 이익을 고려한 방식이라며 맞섰다. 왓챠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수배협이 언급한 건당 3000원은 극장 개봉 이후 3~6개월 사이 IPTV, T VOD에서 유통되는 초기 시점의 가격이다. 이후 구작으로 분류돼 건별 결제 가격이 낮아진 후에 추가적인 매출을 생성하는 것"이라며 월 정액 서비스가 추가적인 수익 구조라고 주장했다.

또 "영화만을 위한 개별 과금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수배협의 입장을 두고 "이는 왓챠가 현재의 구독형 OTT 모델을 버리고, IPTV가 되라고 하는 것이며 동시에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구작 소비 시장을 없애라고 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왓챠는 "영화 유통 구조를 고려했을 때, OTT가 아니면 극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 위주로 반복 소비되는 현상이 극대화돼 영화 콘텐츠 자체의 다양성은 물론 사용자 취향의 다양성마저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따라서 왓챠의 약 400여 편의 영화가 종료됐거나 이달 중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왓챠는 "현재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이처럼 OTT 서비스 콘텐츠 공급을 두고 수입배급사와 플랫폼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정액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다만 아직 해결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8월 중 다시 열리게 되는 공청회를 두고 왓챠 등이 참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OTT 산업과 영화배급사의 상생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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