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쫓고 쫓기는 두 남자 만드는 스릴은 어마어마하다. 과감한 액션, 스크린을 뚫는 눈빛, 그리고 특별한 캐릭터는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실제 타격감 있는 액션처럼 올여름 관객들을 강타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다.
작품은 일본에서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으로 레이의 형을 죽이는 인남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인남은 태국에서 일어난 유아 납치 사건이 자신과 관계됐음을 직감하고 태국으로 향하고, 레이 역시 인남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태국으로 간다.
그야말로 지독하게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다. 인남은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레이는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느덧 레이는 자신이 왜 인남을 쫓는지조차 잊었다. 그저 먹잇감을 끝까지 물어뜯으려는 한 마리 짐승일 뿐이다. 이들의 감정과 액션을 쫓다 보면 작품은 목적지에 도달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기독교의 주기도문에서 인용된 문구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는 문장에서 가져온 것이다. 전체적인 문장을 살펴보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속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속죄란 어떤 사람이 지은 죄에 대하여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인남은 돈을 받고 레이의 형을 죽인 원죄, 태국에 소중한 사람을 홀로 둔 원죄가 있다. 그렇기에 레이에게 쫓기는 것이 속죄며, 태국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 또한 속죄다. 속죄의 다른 말은 자유와 해방이다. 인남이 결국 속죄에 이르러 자유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속죄라는 큰 줄기 아래 작품의 대부분은 액션으로 채워진다. 총, 칼, 수류탄, 자동차를 이용한 화려한 무기 액션부터 실제 타격 액션까지 다양한 액션으로 화려하게 장식한다. 특히 실제 타격 액션은 현실적인 감각과 강렬함으로 표현돼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액션 중간중간 슬로 모션이 걸릴 때 배우들의 표정 연기는 압권이다. 이정재는 먹잇감을 눈앞에 둔 포식자의 눈빛이다. 이런 찰나의 모습은 스크린을 잡아먹을 정도로 관객들을 압도할 전망이다. 또 액션 전후의 표정에서는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이정재의 스타일링도 눈여겨볼만하다. 여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정재의 모습이다. 진한 타투, 올백 머리, 호피, 형형색색 의상은 화려함 그 자체다. 스타일링 자체로도 레이가 얼마나 무자비한 인물인지 간접적으로 전한다. 이정재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극을 이끄는 황정민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차가운 암살자의 모습부터 애틋한 부성애까지. 거대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연기하면서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간 황정민은 다양한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이 들 때 연기력 그 자체로 의심을 지운 것이다.
히든카드 박정민의 역할도 작품에서 크게 작용한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숨 막히는 액션이 이어지다가 박정민이 등장하면 비로소 한숨 돌리 수 있다. 박정민 캐릭터야말로 작품의 차별점이자 코믹함이다. 그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스포일러를 보지 말고 극장에 가길 추천하다.
이를 아우르는 연출의 힘도 크다. 홍원찬 감독은 눈빛이 살아 있는 액션을 제시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홍 감독은 승부사다. 최소화된 스토리라인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배우들에게 판을 깔아준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세련된 연출과 색채감이 돋보이는 화면은 스크린을 장악하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한계까지 치닫는 액션으로 올여름을 시원하게 강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한 액션을 기다려온 관객들을 숨 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초대할 영화는 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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