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스스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위기를 극복하고 컷 통과에 성공한 유현주의 소감이다.
유현주는 31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 트리플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유현주는 공동 19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유현주가 컷을 통과한 것은 지난 5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공동 8위로 2라운드를 시작한 유현주는 3, 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왔다. 6번 홀과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타수를 잃었고, 10번 홀 버디로 다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11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유현주는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13, 14번 홀 연속 버디로 한숨을 돌렸고, 16, 17번 홀에서 또 다시 연속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 18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채 2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유현주는 "너무 피곤하다. 언플레이볼도 두 번이나 나왔고, 트리플보기도 나와 마음을 잘 잡아야 하는 하루였다"면서 "그래도 침착하게 잘 대응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하루였다. 타수를 줄여나가는 듯 싶으면, 계속해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왔다. 예전 같았으면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실수가 나와도 개의치 않고 다음 플레이에만 집중했고, 결국 스스로 위기를 이겨냈다.
유현주는 "위기에 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 트리플보기를 했을 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차분하게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러다보니 다시 찬스가 오면 침착하게 (버디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현주는 또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마인드콘트롤에 신경을 썼다. 이번 경기에서 그런 부분이 성장한 것 같아 스스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면서 "스코어를 떠나 안 좋은 상황을 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고 만족을 표했다.
유현주는 지금의 마음가짐을 3, 4라운드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위기 관리 능력과 마음이 너무 앞서가는 것에 계속해서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톱10을 목표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하면 안 돼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유현주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은 KL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51위다. 유현주가 1, 2라운드의 기세를 주말까지 이어가며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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