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에디슨 러셀(키움 히어로즈)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러셀은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사구를 기록했다.
키움은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6-2로 물리치고 3위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는 러셀의 KBO리그 데뷔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러셀은 2016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특히 시카고 컵스의 주전 유격수로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나타내며 팀의 2016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바 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였던 러셀의 합류는 키움 내야진의 품격과 깊이를 더하고 타선의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키움이 최근 4연패에 빠지는 등 흐름이 안 좋은 상황에서 러셀의 합류는 반전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러셀이 지난 시즌 이후 9개월여 동안 실전 감각이 없었던 만큼 그의 활약이 곧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또한 KBO리그와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도 걱정거리였다.
실제로 러셀은 이날 경기 초반 아쉬운 장면을 드러냈다. 러셀은 1회초 2사 후 첫 타석에 나섰지만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아쉬움을 삼킨 러셀은 1회말 수비에서 첫 타자 박건우의 유격수 땅볼을 무난하게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이어 2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의 유격수 땅볼도 무리 없이 처리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과시한 러셀은 4회초 첫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와의 리턴 매치에서 3구를 공략했지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타석에서 침묵한 러셀은 4회말 1사 2루에서 정수빈의 유격수 땅볼 때 다소 늦은 타구 처리로 타자 주자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러셀이 아직 KBO리그 타자들의 주력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러셀은 곧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6회초 무사 1루에서 알칸타라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KBO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김혜성의 1타점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1득점을 올렸다.
타격감을 조율한 러셀은 9회초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마지막 타석에 나섰다. 두산이 9회초 1사 2,3루에서 김하성을 거르고 러셀과의 만루 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러셀은 초구부터 배트를 돌려 3유간을 가르는 깨끗한 2타점 적시타를 작렬했다. 빠른 배트 스피드와 클러치 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김하성이 아닌 본인을 선택한 두산에게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한 장면이기도 했다.
이렇듯 러셀은 실전 감각과 KBO리그 적응의 우려를 깨고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MLB 올스타 선수의 클래스를 드러낸 러셀이 7월 부진했던 키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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