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강철비2' 잠수함 액션보다 더 짙은 메시지 [무비뷰]
작성 : 2020년 07월 27일(월) 22:25

강철비2 정우성 유연석 곽도원 / 사진=영화 강철비2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강철비'보다 화려하지만 메시지가 주는 여운이 깊다. 전작이 유머러스한 톤으로 빠르게 흘러갔다면 이번에는 주제의식을 압축, 또 압축하며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선사한다.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냉전이 지속 중인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 사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에 양우석 감독의 상상력을 덧입혔다.

작품은 대한민국 대통령인 한경재(정우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은근한 압박과 북 위원장(유연석)과 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의 기싸움 등 해결되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한경재는 한 걸음 물러나 사건을 바라본다. 혹자는 무능하고 답답한 성격이라 바라볼 수 있겠으나 사실상 현실적인 대목이다. 분단의 당사자임에도 제 자리를 지키기가 고작인 현 국제 정서의 자리를 정확히 꼬집는다.

강철비2 / 사진=영화 강철비2 스틸컷


극 중 한경재는 북과 미국의 의견 대립에서 누구의 편을 들지 못 한채 평화협정이라는 카드를 들고 전전긍긍한다. 좀처럼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북 호위총국장(곽도원)의 쿠데타가 발발, 결국 두 정상들과 함께 잠수함에 갇히고 만다. 여기까지의 흐름은 근현대사의 역사를 아우르기 때문에 다소 방대하다. 방심하면 서사의 한 부분을 놓치고 만다. 대사 뿐만 아니라 친절히 자막으로도 설명되는 국제 정세를 눈으로 빠르게 읽기 바쁘다. 북한의 사투리를 자막으로 읽는 재미도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의 설명이 끝날 즈음 세 정상이 갇히고 비로소 사건이 본격적으로 풀어진다. 이 과정에서 힘을 과시하는 미 대통령의 모습은 어쩐지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북 위원장은 지금껏 대중이 그려왔던 이미지와 다르다. 우유부단하면서도 은근히 휘둘려진다. 극 중 북 위원장은 인텔리적인 요소를 톡톡히 드러내며 인간미가 넘치기도. 세 사람의 콩트 같은 장면들은 양우석 감독만이 할 수 있는 풍자적 그림이다. 한 차례 쏟아지는 블랙 코미디 장면들이 지나간 후로는 이념적 대립이 아닌 평화를 위한 호소가 이어진다. 북한과 남한의 평화 협정을 소재로 한 만큼 정치적 담론이 시작될 것이라는 통념이 깨어지는 지점이다.

국내 최초 잠수함 액션이라는 타이틀 답게 화려한 볼거리는 덤이다. 동해를 빠르게 오가는 잠수함 내부의 긴박함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잠수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대립에서는 악인도 선인도 없다. 그저 각자만의 이념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평행선 끝에 서 있는 것이다. 잠수함이 어디로 가느냐를 두고 싸우는 두 진영의 갈등은 '강철비2'의 주제 의식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구간을 나누고 대립하는 이들의 모습은 정치 이념을 두고 갈라선 분단 국가의 역사다.

작품의 의의는 곱씹을 수록 여운이 짙다는 것이다. 한바탕 웃고 난 후 설정과 함축된 메시지를 찬찬히 훑어보는 것도 좋다. 동북 아시아의 급변하는 정세는 완전한 과거가 아니기에 더욱 현실적이다. 29일 개봉 예정.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