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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맞이한 KBO리그, 희망과 과제 남겨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7월 27일(월) 06:00

사진=팽현준 기자

[잠실구장=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KBO리그가 올 시즌 처음으로 관중을 맞이한 가운데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2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관중 입장 속에 펼쳐지게 됐다. 경기장 최대 수용인원의 10%까지 관중 입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잠실구장은 예매 시작과 함께 순식간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두산 구단은 오전 7시부터 경기장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또한 야구장 중앙문 건너편 100m 앞에 유증상자 격리실을 설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책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매점, 화장실 출입구 등에 거리두기 스티커를 부착해 관중들의 안전을 확보했고 경기장 내 취식 금지로 인해 매점 앞에 별도의 취식 공간을 설치했다. 더불어 흡연실 4개를 폐쇄하고 야외 흡연실만 운영하기로 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힘썼다.

사진=팽현준 기자


가장 중요한 관중들의 입장에도 한 치에 소홀함이 없었다. 오후 3시가 지나자, 관중들이 속속 경기장에 입장한 가운데 QR코드 확인과 체온 체크가 철저히 이뤄졌다. 팬들은 잠실구장의 방역 수준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대신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설렘 속에 야구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두산팬 심지연 씨는 "(잠실구장에 온 것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10개월 만"이라면서 "어제 너무 떨리고 설레서 잠을 못 잤다. (두산이) 패하지 말고 이겼으면 좋겠다"며 벅차고 설렌 감정을 나타냈다.

이어 이날 잠실구장에서 겪었던 KBO리그 방역 시스템에 대해서는 "입장까지 좀 오래 걸려서 지루하기는 했지만 부족함 없이 잘 돼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설렘을 안고 야구장에 입장한 팬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꾸준히 착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KBO리그 방역 시스템이 앞으로 잘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방역에 한계점도 명확히 노출됐다. 팬들은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자, 흥에 겨운 듯 환호성과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응원가를 부르는 것은 비말 감염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KBO에서 제한한 방역수칙 중 한 가지였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사진=팽현준 기자


그러자 두산 응원단장은 팬들에게 육성 응원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후 대부분의 관중들은 응원가를 부르는 것을 자제하고 응원 안무를 통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면서 응원의 맛도 살릴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중들의 노력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7회초 LG의 유강남이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자 LG 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유강남의 응원가까지 소화했다.

두산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침묵하던 두산팬들도 9회말 1점 차까지 쫓아가자 엄청난 함성과 응원 구호를 내뱉었다. 자연스럽게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은 올라가고 말았다.

KBO가 준비한 철저한 방역수칙은 팬들이 불안함 대신 설렘을 갖고 야구장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팬들 또한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어렵게 잡은 관전의 기회를 안전하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승부 속에 야구팬들의 환호성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드러낸 KBO의 관중 입장. 앞으로 남은 과제까지 보완해 안전한 관중 입장을 지속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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