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故 구하라의 생모가 입을 열었다.

23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고 구하라 사망 이후 드러난 법의 사각지대,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에 대해 보도했다.

이날 생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생모가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겠다고 난리를 쳤고, 동영상으로 녹화까지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뺏으려고 했는데 절대 안 주셔서 녹음한 것만 삭제하고 보냈다"며 "나가면서 ''너 후회할 짓 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모의 주장은 달랐다. 생모는 "호인이 불러서 상복을 주라고 했을 때 그 사람(구하라 아버지)이 불 질러 버린다고 해서 순간적으로 내가 눌렀던 것 같다"며 "녹음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발인이 이뤄지기 전 고인의 건물 거래와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한 것에 대해서는 "장례식장 앞에서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울고 있는 상황에서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법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니까 변호사를 한 번 찾아가 보라고 했다. 딸이 죽었는데 상속이나 돈 때문에 그랬겠냐. 상속 금액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모는 "어느 부모가 자식을 안 키우고 싶겠냐. 그렇지만 나도 사연이 아무것도 직업도 없이 가방 하나 가지고 나온 상황에서 제가 키우고 싶었지만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안 키웠을 뿐"이라며 "바람 나서 가출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건 아니다"라고 도망친 이유가 외도가 아닌 남편의 폭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생모는 3년 전 구하라가 자신을 먼저 찾아왔고, 그 이후로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당시 구하라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는 "(구하라가) 엄마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고 그날 진짜 많이 울었다. 너무 미안해서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앉아서 이야기하고 같이 온 친구가 '하라야 내가 본 너 중에서 이 시간이 제일 행복하게 보인다'고 말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행했던 친구는 "(구하라는) 엄마가 그냥 따뜻하게 안아주고, 이야기할 줄 알고 간 건데 부를 수 있는 가족들을 다 불러서 구하라를 자랑하듯이 소개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구호인 씨 또한 "만난 건 3번 통화도 5번 이내"라며 "동생과 친했던 주변 사람들은 생모의 연락을 피하고 불편해했던 걸로 다 알고 있다"며 "동생이 우울증을 겪게 된 것도 생모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분노가 그때 당시 더 커졌다"고 밝혔다.

친모는 만약 상속을 받게 된다면 변호사비와 양육비 등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는 "재단을 순수한 마음으로 만들어서 여기저기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그분께서 그렇게 주장을 하신다면 만약 재단을 다 만들면 기부를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1일 구하라 유족이 친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 재산 분할 소송 첫 재판이 열렸다. 구호인 씨는 "재판과 별개로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통과됐으면 좋겠다"며 "(소송에서 이기면) 재단을 만들어 동생같이 어려운 형편에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이나 이혼 후 양육비를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구호인 씨는 부모나 자식으로서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이들은 유산을 받을 수 없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며 이른바 '구하라법' 입법에 대한 국민 청원에 나섰다. 해당 청원은 공개된 지 17일 만에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 회부됐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 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계속심사 결론이 나 처리가 무산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지난달 3일 '구하라법'을 대표 발의함에 따라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