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신작 개봉이 더뎌지며 그 빈자리를 재개봉작들이 채우고 있다. 재개봉작은 팬들의 가슴을 울리며 의외의 선전을 벌인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재개봉된 영화 '알라딘'은 9058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알라딘'은 좀도둑 알라딘(메나 마수드)이 마법사 자파(마르완 켄자리)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다가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윌 스미스)를 만나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다. 2019년 개봉 당시 약 1255만 명의 관객수를 모은 바 있다.
'알라딘'은 박스오피스 2위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최근 극장가에는 재개봉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 재개봉작은 코로나19 여파를 받은 2월 말부터 꾸준히 관객들을 찾고 있으며, 관객들 역시 호응을 보내고 있다. 극장가는 2월 말부터 개봉 예정작들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신작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재개봉작으로 돌파에 나섰다.
3월부터는 주요 극장들이 재개봉 기획전을 시작하면서 재개봉 상영편수도 크게 증가했다. 1월과 2월 각각 6편과 10편이었던 재개봉 상영편수는 3월과 4월 각각 53편과 70편으로 늘었다. 5월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51편의 재개봉작이 상영됐다.
재개봉 상영편수가 늘면서 재개봉 관객 수도 증가했다. 3월 재개봉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21.6% 증가한 28만9028명, 4월은 전년 동월 대비 202.1% 증가한 24만2963명, 5월은 전년 동월 대비 841.8% 증가한 36만2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를 받았다고 보는 2020년 상반기 재개봉작 흥행 순위도 눈여겨볼 만하다. 1위는 28만3000명의 관객을 모은 '위대한 쇼맨'이다. 2위인 '라라랜드'는 13만6000여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관객들은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극장은 관객을 되돌리기 위해 극장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음악영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음악 영화인 '위대한 쇼맨'과 '라라랜드'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4D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극장만의 강점을 살린 재개봉작도 강세를 보인 것이다. 4D로만 상영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5만000천명의 관객을 모아 재개봉작 흥행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주요 N차(극장에서 같은 영화를 여러 번 관람) 관객층인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라라랜드' '스타 이즈 본' '어바웃 타임' 등 멜로 영화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같은 4D 영화를 선보인 것이다.
그러다 5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과 CGV아트하우스 '오드리 헵번 특별전'을 통해 중, 장년층 관객까지 공략하며 극장은 관객층 확대를 꾀했다. 이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10만 명의 관객을 모아 4위에 자리하는 성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영화 재개봉작으로는 '동감'이 5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처럼 재개봉작은 2020년 상반기 관객들과 함께했다. 재개봉작 관람은 안타깝게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나 감명 깊게 본 작품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재개봉작이 관객들을 끌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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