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였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오히려 꽃을 피우고 있다.
2018년 시작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은 MC 유재석과 조세호가 시민들의 일상으로 직접 찾아가 소박한 이야기를 나누고 퀴즈를 푸는 예능이었다.
거리를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잠시 휴식기를 가졌고, '유 퀴즈'는 겨울이 지난 뒤 올봄 컴백을 예고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길거리에서 시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 속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 퀴즈' 만의 '차별성'이 무너져 강점이 흐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유 퀴즈'는 보란듯이 장애물을 뛰어넘고, 더 큰 기회를 잡았다.
당분간 기존 포맷인 길거리 토크쇼가 어려운 현 상황 속에서 '유 퀴즈'는 야외 촬영 대신 방송국 스튜디오 안으로 장소를 옮겨 실내 촬영을 하게 됐다. 당시 tvN 측은 "촬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의 제작진과 함께 촬영 시간 또한 기존 보다 축소하여 녹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유 퀴즈'만의 정체성은 잃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그 약속은 지켜진 셈이다. 새로운 시즌의 첫 방송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아 감동을 선사하더니 매주 의미 있는 특집을 마련해 주제에 최적화된 출연자들을 모셔 대화를 나누면서, 변함없는 웃음과 감동과 지혜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구성은 다르지만 말이다.
'방송국 특집'으로 tvN의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책임지는 PD들을 만나는가 하면 'CEO 특집'으로 다양한 분야의 CEO를 초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제헌절 특집'으로 전직 대법관, 판사, 변호사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들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며 웃음과 함께 뭉클한 감동을 안기기도 하면서 '유 퀴즈'만의 '사람 냄새나는 토크'가 가진 매력이 만개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시민들을 만나는 식인데,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접해본 적이 없고, 평소에 쉽게 알 수 없었던 분야에서 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한 MC를 맡고 있는 유재석과 조세호의 힘도 크다. 우선 유재석은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인지도와 호감도, 친밀도를 가지고 있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유 퀴즈'에 가장 적합한 MC라는 평을 받았는데, 포맷이 바뀐 후에도 그가 가진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쨌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방송인이 아니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어색할 수 있을 법도 한데, 유재석은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간다. 정치부터 경제까지. 지식도 많아서 전문가들과 좀 더 수월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조세호 또한 유재석의 뒤를 받쳐 '찰떡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똑똑한 변화'에 힘입어 '유 퀴즈'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새 시즌 시작 이후 2%대(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전국 기준)에 머무르던 시청률도 최근 3%까지 상승했다. 특히 22일 방송된 '유 퀴즈'는 평균 3.2%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장벽을 넘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은 '유 퀴즈'가 앞으로 또 어떤 웃음과 힐링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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