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지상파의 유일무이한 아이돌 예능이 시작됐다. 기존 아이돌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자신한 '퀴즈 위의 아이돌'이다.
20일 KBS2 새 예능프로그램 '퀴즈 위의 아이돌'이 첫 방송됐다. '퀴즈 위의 아이돌'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아이돌들이 퀴즈 우승 팀이 되기 위해 불꽃 튀는 퀴즈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
MC 정형돈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퀴즈'를 기존 아이돌 프로그램과 차별점으로 꼽았다. 그는 "남녀노소 모두가 다 즐길 수 있는 퀴즈로 구성돼 시청자들이 호불호 없이 유익하고 편안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돌판 '가족오락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형돈의 말 그대로였다. 기존 아이돌 프로그램처럼 멤버나 신곡을 소개하는 시간도, 춤이나 성대모사 등 장기를 뽐내는 시간도 따로 없었다. 오로지 퀴즈로 시작해 퀴즈로 끝나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돌 예능의 장점은 '명확한 타깃 시청층'이다. 그러나 일부 시청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퀴즈 위의 아이돌'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이 젊은 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만 국한될 수 있는데 '퀴즈 위의 아이돌'은 그 폭을 넓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장성규의 말처럼 말이다. 퀴즈 형식의 프로그램은 유행을 타지 않는 불멸의 스테디셀러인 만큼 아이돌 그룹에 큰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 한 마디로 아이돌 그룹에 관심 많은 시청자들과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까지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MC를 맡고 있는 정형돈도 '퀴즈 위의 아이돌' 생존의 키포인트다. 정형돈은 데프콘과 함께 2011년부터 지금까지 방송되고 있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의 MC를 맡아 7년간 진행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안정적인 진행 실력은 물론 아이돌 그룹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 각 멤버들의 캐릭터와 예능감을 끌어낼 줄 아는 능력까지 갖추며 국내, 외 K팝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아이돌 그룹만 출연하는 '주간아이돌'이 10년 이상 살아남은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MC 정형돈과 데프콘이 튼튼한 기반을 잘 다져놓은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자칭 타칭 '아이돌 전문 MC'로 자리매김한 정형돈과 데프콘이지만, 갑작스럽게 '주간아이돌'에서 하차 소식을 알렸고, JTBC '아이돌룸'으로 자리를 옮겨 야심 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부진한 시청률과 독점계약으로 인해 유입이 쉬운 유튜브 등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탓에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이돌 예능에서 정형돈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퀴즈 위의 아이돌' 첫 방송에서도 정형돈 특유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고, 장성규와 '티격태격 케미' 역시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고,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끝이 없는 상황 속에서 TV에서 볼 수 있는 아이돌 예능은 현재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이 유일하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음악방송을 제외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이러한 상황 속 '퀴즈 위의 아이돌'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아이돌 그룹과 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될 것으로 보인다. '퀴즈 위의 아이돌' 제작진 측은 스포츠투데이에 "다국적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지만, 한국인 멤버들만 있는 아이돌 그룹에게도 문은 열려있다. 섭외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퀴즈 위의 아이돌'이 아이돌 예능의 새로운 한 획을 그으며 '롱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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