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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잘못 끼운 '여름방학', 논란에 발목 잡히나 [ST이슈]
작성 : 2020년 07월 20일(월) 16:21

여름방학 / 사진=tvN 여름방학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여름방학'이 방학 첫날부터 왜색, 표절 등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의 사과와 해명에도 한 번 돌아선 마음을 돌리지 못한 듯 보인다.

17일 첫 방송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여름방학'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낯선 곳에서 여행 같은 일상을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어른들의 '홈캉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영석 PD 사단인 이진주 PD의 새로운 프로그램이자 배우 정유미, 최우식의 출연으로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프로그램의 내용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화제를 모으게 됐다.

먼저 시청자들의 지적한 것은 정유미와 최우식이 머무는 집의 구조였다. 촬영지인 강원도 고성의 집이 '적산가옥'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적산가옥'은 말 그대로 '적들이 만든 집'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일본식으로 지어 살았던 주택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직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인 것이다.

다락방이 있는 구조나 창틀, 문의 형태 등이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택의 구조는 아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심지어 원래 평범한 민박집으로 사용되던 해당 집은 제작진이 원하는 대로 리모델링한 것이기 때문에,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에 관해 제작진은 공식 SNS를 통해 "'여름방학' 촬영을 앞두고 한 달을 살아봐도 좋을 만큼 예쁜 마을을 찾았고, 그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집을 찾았습니다. 다락과 3개의 마당이 있어 출연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1950년대에 지어진 고택이었기에 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 집을 토대로 지붕색과 외관을 정리하는 정도로만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외부에 3개의 마당이 있어 요즘 시대에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홈캉스 리얼리티라는 기획에 부합하는 조건을 지녔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이나 내부 공간은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서 크게 고민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시청자분들이 느끼실 수 있는 불편함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사진=tvN 여름방학


그러나 제작진의 해명이 더욱 논란을 키웠다.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홈캉스 리얼리티'라고 강조하면서 '집이나 내부공간은 중요하게 고민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누워서 침 뱉기' 수준의 해명이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문과 창틀 등 집을 다시 손보고 있다"고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행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여름방학'을 둘러싼 논란은 이게 끝이 아니다. '여름방학'은 일본 소니사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나의 여름방학'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나의 여름방학'은 전형적인 도시 남자인 게임의 주인공이 어린 시절 한 달간 어머니의 출산 때문에 고모 집에서 보냈던 여름방학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게임 속 등장인물들이 체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한 가지씩 이벤트가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은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곤충 채집, 낚시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면 집에 들어와서 그림일기를 적으면 하루가 끝나는 내용이다.

'여름방학' 또한 매일 일기를 쓰고, 한 시간 이상 운동하고, 하루에 한 끼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숙제가 주어지고, 텃밭을 가꾸기도 하며 다락방에는 곤충 채집이 가능한 잠자리채도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나의 여름방학'과 제목도 비슷하고, 방송에서 그려지는 내용, 심지어 풍경 또한 비슷하게 그려진다며 제작진이 '나의 여름방학'을 참고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제작진 측은 '왜색 논란'에 대해서 사과한 것과는 다르게 '표절 논란'은 극구 부인했다. '여름방학' 제작진은 "해당 게임을 알지 못하며,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여름방학'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모양새가 됐다. 줄줄이 어긋나지 않으려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다. '여름방학'이 논란에 발목 잡히지 않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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