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각기 다른 삶을 살던 네 남자가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라포엠'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하게 된 그들에게선 서로를 향한 애정이 묻어났다. 어설픈 포즈로 사진을 촬영하는 멤버에게 농담을 건네며 긴장감을 풀어냈다. 서로를 보며 연신 "멋있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과연 '팬텀싱어3' 우승팀 다운 팀워크다.
최근 스포츠투데이와 만난 라포엠은 마치 가족과 같은 끈끈한 모습이 돋보였다. 그룹 내에서 맡은 아버지(유채훈), 아들(박기훈), 고모(최성훈), 귀여운 '댕댕이'(정민성)라는 포지션을 단번에 납득케 할 정도다.
'고모' 최성훈은 이러한 포지션이 생긴 이유에 대해 "개개인이 가진 매력이 그런 이미지로 비춰진 것 같다. 유채훈은 큰그림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준다. 그래서 그 아이디어에 따라갈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기훈은 팀의 막내로 에너지를 준다. 정민성은 너무 재밌고 활력소 같은 친구"라고 소개했다.
라포엠은 서로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용기였다. 특히 정민성은 "제가 멘탈이 굉장히 약한 편이다. ('팬텀싱어3')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탈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유채훈 형이 제 멘탈을 잡아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성훈에 대해서도 "항상 절 챙겨주는 제 정신적 지주였다. 항상 걱정해 주고 챙겨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박기훈 역시 형들의 사랑 아래서 성장했다. 그는 "제가 낯을 많이 가려 처음에 적응을 못했는데 형들이 잘 받아줬다. 모든 것들을 받아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단단해지는 관계 속 팀워크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는 최근 종영한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3'에서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박기훈은 매 라운드 멤버들과 함께 무대를 구성했다고 밝히며 "전체적인 회의는 함께했다. 틀을 어떻게 만들고, 이를 어떻게 확장시키고 배분시킬지 회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채훈은 "결승전 첫 곡에서는 최성훈이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오페라와 관련해 외국 경험이 많은 그가 몸을 쓰는 방법, 서 있는 자세와 구도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줬다. 정민성 같은 경우는 캐릭터와 소리의 표현력이 다양하다. 소리에 대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기훈에 대해 "막내지만 메인 멜로디를 담당해 전체를 이끄는 부분이 많다"고 칭찬한 유채훈은 "저같은 경우는 전체적인 조화, 마무리의 단계, 화음의 끝처리 등 마무리 작업을 살피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팀워크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라포엠은 '팬텀싱어3'는 결승 1차전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다 파이널 결승 2차전에서 역전하며 짜릿한 우승을 맛봤다. 예상을 뒤엎는 반전 결과의 주인공들은 당시 어떤 심경이었을까. 유채훈은 "승자로 호명돼 너무 놀랐다"며 "사실 결승 1라운드에서는 심사 점수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1차전의 성적은 그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채훈은 "그런 결과가 오히려 저희에겐 불을 지필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됐다. 무대에 두 배 더 신경 쓰고 각오를 다지게 됐다. 그래서 더욱 자신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8개월간의 긴 여정은 좋은 추억이 됐다. 박기훈은 방송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평생 함께할 동료가 생겼다는 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최성훈은 "하루 종일 회의하고 밤이 늦도록 함께했었다. 그래서 멤버들과 더 끈끈해졌다"며 "즐거운 추억도 떠올릴 수 있게 됐다. 다양한 도전, 다양한 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볼 시간이 됐다. 그런 걸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바라봐 주셨다는 점에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채훈은 '팬텀싱어3'로 삶의 전환기를 맞게 됐다. 그는 "제가 비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데 '팬텀싱어3'에 나오면서 치유가 됐다"며 "음악이 재밌고 즐겁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긍정적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방송 출연 전 숱한 고민에 빠졌던 그다. 유채훈은 "성공을 못하니 음악이 싫어지고 짜증도 났다. 음악을 접겠다고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팬텀싱어3'에 나온 것도 이것마저 안 되면 다 끝내자, 다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나온 것"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성격도 바뀌고 음악에 대한 방향성과 열정이 생겼다"고 밝혔다.
정민성 역시 많은 역경을 거치고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집에서 음악하는 걸 반대했었다. 다섯살 차이가 나는 누나가 있는데 누나도 성악을 했다. 누나가 이미 음악을 하고 있어서 돈이 많이 들었다. 또 아버지는 먹고 살기에 힘든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반대하셨다"며 "지금은 결과도 좋아져서 응원을 해 주신다"고 전했다.
쉽지 않았던 길 때문일까. 그들은 뒤늦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 감격했고, 그들을 있게 해 준 팬들의 사랑에 감사해했다. 이러한 관심과 사랑에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네 사람이다.
최성훈은 "저희가 오디션프로그램으로 결성된 팀이긴 하지만 함께 멀리 가고 싶다"며 "또 팬들이 찾아서 듣고 싶은 음악을 해보고 싶다. 편하지만 끝까지 갈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성은 "크로스오버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선입견을 깨고 싶다. 대중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기훈은 "팬들이 저희를 좋게 봐 주시는 이유는 저희가 행복해하고, 화목하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모습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쭉 보여드리고 싶다"며 "팬분들에게 저희가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다짐했다.
끝으로 유채훈은 팬분들에게 간절한 부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팬분들이 관심을 지속적으로 주셨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팬텀싱어3' 방송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여운을 가지고 좋아해 주시지만, 시간이 지나면 열기가 식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디선가 크로스오버를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다. 의식적으로 관심을 주신다면, 더 좋은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전해주 지않을까 생각한다"며 "많은 관심을 계속해서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렇듯 라포엠은 서로간의 용기다. 멤버들간의 격려, 팬들의 응원 속 다시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니 말이다. 하나가 된 라포엠 당찬 발걸음을 내딛을 힘까지 갖췄다. 그들이 들려 줄 힘찬 멜로디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