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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의 사계절 "중요한 건 '꾸준함'" [인터뷰]
작성 : 2020년 07월 18일(토) 15:03

산이 / 사진=방규현 기자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처럼 인생에도 사이클이 있단다. 비록 혹독한 겨울을 겪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다시 봄이 오고 '믿고 듣는 산이'라는 결실을 추수하는 가을이 오리라 믿는 가수 산이다.

산이가 새 미니앨범 '룩! 왓 해픈드 투 러브(Look! What Happened To Love?!)'로 대중에게 환한 인사를 전했다. 특히 많은 대중이 좋아했던 산이의 사랑 노래와 싱잉랩으로 채워진 앨범이라 반가움은 더 컸다.

그래서였을까. 산이의 이번 앨범 발매는 '오랜만에'라는 느낌이 컸다. 이에 산이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신다. 하지만 앨범은 프로젝트까지 포함해서 꾸준히 내고 있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사실 최근 발매된 산이의 곡들은 '한 여름밤의 꿀' '미 유(ME YOU)' '러브 식(LOVE SICK)' '이별식탁' 등 내는 앨범마다 음원 차트에 오르고 이목을 끌었던 이전에 비하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산이는 '꾸준함'을 더욱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든 상황이든 '사이클'이 존재한다. 계절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이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다 보면 좋은 날이 또 올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요즘 '꾸준함'의 중요성을 느껴요. 이전에는 이슈를 받고 주목을 받다 보니 조금은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뜨거움보다는 계속해서 꾸준히 하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꾸준히' 앨범을 내다보니 재밌더라고요."

산이 / 사진=방규현 기자


산이의 새 앨범 '룩 왓 해픈드 투 러브'는 '사랑'을 주제로 한 앨범으로, 연애 과정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을 풀어냈다. 산이는 이번 앨범에 관해 "평소에 느끼는 사랑 단계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를 들면, 1번 트랙 '데이드리밍(Daydreaming)'은 누군가를 발견하고 저 사람이랑 잘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담았다. 이어 2번 트랙 '사람마음'에서는 상대방과 연락을 하는 상태다. 그 과정에서 '밀당'도 하는 등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담았다. 3번 트랙 '자쿠지(Jacuzzi)'에서는 뜨거운 분위기가 무르익고, 4번 트랙 '결혼생각'에서는 사랑과 결혼은 별개라는 현실적인 마음으로 바뀐다. 결국 5번 트랙 '헤어지고 바로 쓴 노래'에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마지막 6번 트랙에서는 결국 그 사람을 보내고 후회와 미련 등의 감정을 '아이엠 서치 언 애스홀(I’m such an asshole)'로 풀어냈다"며 "말 그대로 우리 모두가 사랑하면서 흔히 밟아가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랑 단계'에서 겪는 감정들을 풀어내다 보니 유독 끌어내기 어려운 감정도 있었다. 산이는 "2번 트랙을 작업할 때 좀 힘들었다. '나는 널 좋아하는데 넌 왜 날 친구로만 생각하느냐'와 같은 애틋한 감정이다. 주로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인데 이 감성을 30대가 넘어선 지금 풀어내려고 하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은 실제 20~30대 커플들이 생각하는 결혼과 현실적 상황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곡 '결혼생각'으로 결정됐다. 산이는 "지금의 내 나이와 위치를 고려했다"며 타이틀곡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어린 친구들처럼 트랜드한 곡을 할 수도 있고, '한 여름밤의 꿀'처럼 좋은 노래를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36세의 내가 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싶었다. 모두가 공감하진 않더라도 비슷한 또래인 친구들에게 공감을 안길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생각하다 보니까 '결혼생각'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산이 / 사진=방규현 기자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그간 종종 사랑 이야기를 들려줬던 산이다. '플랙스' '디스' 등을 비롯해 자아성찰, 내면의 이야기, 세상에 대한 불만 등을 랩으로 표현하는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산이의 행보는 말 그대로 차별화된 셈이다.

산이는 주로 사랑 노래를 작업하는 것과 관련해 "사랑은 가장 큰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주제다. 또 내가 사랑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힙합이 싫은 것도 자신 없는 것도 아니다. 산이는 "두 가지의 산이가 있다. 랩으로 보여주는 산이와 듣기 쉬우면서도 사람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노래를 하는 산이가 있다.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며 "이번에는 사랑 이야기에 많이 꽂힌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산이는 과거 힙합씬에서 '발라드 래퍼'라고 불리며 많은 욕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산이 본인은 정작 크게 신경 써본 적이 없단다. 그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안 좋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난 이미 그 노래들로 대중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타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산이의 의연한 태도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산이는 "사실 발라드 랩이 아닌 힙합신에서 흔히 말하는 타이트한 랩으로 해도 안 질 자신이 있다"며 "둘 다 잘하는 걸 어떡하냐"고 당당히 전했다. 그는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게 되면서 대중적인 음악을 하게 됐다. 하다 보니 둘 다 재밌고 좋아졌다. 두 장르 모두 자신 있으니까 내가 하고 싶을 때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라며 "눈치 보면서 음악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소신을 덧붙였다.

"전 대중에게 듣기 좋은 곡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듣기 좋은 곡이란 어려운 곡이 아닌 들었을 때 '좋다'고 와닿는 곡이에요. 멋있는 곡은 좋지만 어려운 곡은 싫어요. 바로 귀에 꽂혀야 하는데 가사를 계속 곱씹게 되고 또 다른 가사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은 좋지 않아요. 또 때로는 음악이 기분 좋게 느껴지고, 때로는 슬프게 느껴졌으면 해요. 자신의 경험을 노래에 빗대어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산이 / 사진=방규현 기자


사실 지난 2018년부터 여러 논란에 휩싸이고 이슈메이커로 등극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산이다. 산이는 지난날들을 돌이키며 "내 생각들을 전달하는 부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화를 못 이겨서 바보같이 행동하기도 했다. 당시 많이 후회했다. 또 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어두운 터널을 지났던 산이는 다시 한번 밝은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힘든 사람에게 내 음악이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내 초심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분이 절 사랑해주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오히려 이러한 욕심을 낼수록 불행해지기만 해요. 하지만 절 좋아해 줄 수는 없어도 제 음악을 들어줄 수는 있죠. 소소의 분들이 듣더라도 제 노래를 통해 꼭 감동이 아니더라도 공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산이 인터뷰의 시작과 끝은 '꾸준함'이었다. 그는 마지막 인사에서도 또다시 '꾸준함'을 강조했다. 산이는 "앞으로의 계획은 꾸준히 음악을 하는 것"이라며 "성적이 낮다고 해서 기죽거나 우울해하는 게 아니라 계속 도전하고 싶다. 계절의 사이클처럼 포기하지 않고 목표 지점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믿고 듣는 산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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