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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끝판대장' 오승환의 부진, 삼성의 뒷문 고민이 시작됐다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7월 16일(목) 13:12

오승환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흔들리고 있다.

오승환은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교체출전해 1.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이로써 오승환의 2020시즌 평균자책점은 5.68을 마크했다. 과거 KBO리그를 호령했던 오승환으로서는 정말 낯선 결과물을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오승환은 이날 팀이 2-1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4아웃 세이브를 책임져 달라는 벤치의 요구였다. 그러나 벤치의 믿음이 실망감으로 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박찬호와 5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우익수 구자욱의 홈보살이 아니었다면 역전까지 허용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오승환의 악몽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오승환은 9회초 첫 타자 오선우를 삼진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김규성과 이창진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허용해 1,2루 위기에 몰렸다.

오승환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프레스턴 터커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최형우에게 한복판 패스트볼을 던지다 3점 홈런을 맞아 패전을 기록했다.

오승환의 이러한 부진은 트레이드 마크인 '돌직구'의 실종에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의 2020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3㎞다. 마무리투수로서 타자들을 압도하기에는 평범한 구위다.

오승환은 특히 지난 11일 kt wiz전에서는 140km 초반대의 패스트볼이 형성되며 구위가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다. 추후 구속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결과다.

오승환의 구위 하락은 지난해 8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뒤 실전 감각 회복 차원에서 오는 일시적 부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상에서 회복된 지 오래됐다는 점, 벌써 15번의 등판을 치러냈다는 점에서 이보다는 만 38세에 도달한 나이에 의한 '에이징 커브'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오승환의 구위 하락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어 삼성의 필승조 상황과 맞물려 보직 변경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은 필승조에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140km 초반대의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최지광이 있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기와 올 시즌 초반 클로저 역할을 잘 수행했던 우규민 카드도 있다. 마무리투수로 실험 가동할 투수들이 많은 셈이다.

그러나 삼성에서 오승환이 차지하는 상징성은 크다. 삼성 왕조를 열었던 리빙레전드 오승환에게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삼성의 '믿을맨'이었던 '끝판대장' 오승환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승환이 앞으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계속 침체가 이어질 경우 삼성이 헐거워진 뒷문에 대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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