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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친 선수들·은폐한 구단, 프로답지 못한 SK 와이번스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7월 15일(수) 07:00

사진=SK 와이번스 엠블럼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후배는 숙소를 무단 이탈해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했고, 선배는 훈육을 넘어선 폭력을 행사했다. 선수 관리와 감독의 책임이 있는 구단은 이를 은폐하기에 바빴다. 프로구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현실과 대처다.

SK 와이번스는 14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지난 5월) 일부 신인급 선수들이 여러 차례 숙소에 지각 복귀하고 무단 외출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로 인해 일부 선배 선수가 신인급 선수를 대상으로 두 차례 얼차려를 지시하고, 가볍게 가슴을 툭툭 치거나 허벅지를 두 차례 걷어 찬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는 적발되지 않았지만, 무단 외출 후 복귀하던 선수 2명이 각각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야구 커뮤니티에서 SK 퓨처스팀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루머가 돌았다.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라 많은 야구팬들이 반신반의했지만, 현실은 루머보다 훨씬 심각했다.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선수들에게 있다. 신인급 선수들이라도 한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면, 자신이 프로선수라는 자각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전혀 프로답지 않았다.

선배 선수들의 행동 역시 과했다. 후배들이 잘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이를 막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폭력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선배 선수들 역시 프로답지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구단의 대처다. 무단 이탈, 폭력,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 언뜻 봐도 심각한 사안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SK는 이를 KBO에 알리고 공개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대신 자체 징계로만 사건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SK는 "자체적 징계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단 이정도의 사건이 벌어졌다면 KBO에 사실을 알리는 것이 먼저였다. KBO에 따르면, SK가 이번 사건에 대해 알린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이미 야구 커뮤니티 등에 폭력 사건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던 때다. SK가 이번 사건을 자체적 징계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자체도 틀렸지만,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KBO는 이번 사건의 진상에 대한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 봐도 관련 선수들은 물론, 구단까지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답지 않은 행동들과 대처가 결국 더욱 강력한 처벌로 돌아오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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