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카라로 아이돌 최정상에 올랐던 강지영이 신인 같은 마음을 다짐했다. 가수에서 배우까지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강지영은 열정과 노력을 갖췄다. 그의 변신이 무죄인 이유다.
강지영은 2008년 그룹 카라의 새 멤버로 데뷔했다. 이후 2014년 배우로 전향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일본에서 내실을 다진 그는 지난해 12월 소속사 키이스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국내로 복귀했다.
5년간의 일본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언어의 벽에 부딪히기도 했고 한국이 그립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며 "처음엔 1~2년 동안은 향수병으로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에 가지 않으려 했다. 일본에 익숙해지고 싶었고 이곳에서 만족할 때까지, 또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본인과의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자 일본 생활은 소중한 기억이 됐다. 그는 "5년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그런데 그 시간이 너무 짧게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언어, 연기의 벽에 부딪히며 후회도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소중했던 시간이 됐다. 카라 활동과 달리 혼자서 해내가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 사람들과 대면하며 혼자 이뤄내는 법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한뼘 성장한 그가 국내 복귀를 결심한 것은 '연기' 때문이었다. 그는 국내로 돌아오게 된 이유에 대해 "한국어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로 연기하는 것도 이렇게 재밌는데, 한국에서 하면 얼마나 더 재밌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가 느낀 연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배우란 없던 걸 만들어내는 대단한 직업이다. 또 다른 내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설명했다.
강지영은 연기의 매력을 '야식남녀'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최근 종영한 '야식남녀'(극본 이수하·연출 고재현)에서 예능PD 김아진으로 변신해 활약했다. '야식남녀'는 야식 힐링 셰프 박진성(정일우), 열혈 피디 김아진(강지영), 잘나가는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의 알고 보니 경로 이탈 삼각 로맨스를 그린다.
'야식남녀'로 순조로운 복귀 신호탄을 쏜 그다. 이에 대해 강지영은 "무사히 '야식남녀' 촬영을 마친 것이 감사하다"며 "한국어로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고 너무 기뻤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강지영에게 이번 작품은 의미가 깊다. 배우로 전향한 그가 국내 팬들에게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기 때문. "대중들의 긍정적 반응에 안심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은 그는 "제가 카라를 탈퇴하고, 그룹의 막내 이미지로 멈춰 있었다. 실제 5년 동안 많은 경험을 했지만 그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대중들이 저를 어색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부담감도, 걱정도 컸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좋은 인연도 생겼다. 그는 '야식남녀'에서 함께 호흡한 배우 정일우, 이학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 먼저 정일우에 대해 "제가 어렸을 때 '거침없이 하이킥' 같은 작품을 봤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정일우가 로맨스 연기도 많이 도와줬다. 솔직한 사람인 것 같아서 편했다"고 설명했다.
이학주에 대해서는 "이학주는 정말 화제의 인물이지 않냐. 그런데 전작 '부부의 세계'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분이었다. 그를 보면서 연기에 대한 자극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야식남녀'는 강지영에게 용기를 주는 작품이었다. 그는 "절 반가워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제 연기를 어색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전 아진이를 연기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진이는 일에 있어서 열정적이고 솔직한 인물이다. 사람들 앞에서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하고자 하는 걸 강하게 표현하는 캐릭터"라며 "진실되게 표현하면 상대방에게까지 그 진실이 전달된다는 걸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돌에서 배우까지, 강지영은 쉼 없이 질주 중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그는 카라로서의 과거, 배우로서의 현재가 모두 소중하다고 했다. "제가 너무 어렸을 때 데뷔를 했다. 저는 표현하는 게 좋다. 특히 제가 연기를 하면서 함께 감정이 표현된다"고 전한 그는 "때론 책임감이 따르긴 하지만 제 직업에 매력을 느낀다. 다른 누군가가 절 보며 힘을 얻었다는 말, 응원 한 마디가 너무 소중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성장을 실감하기도 한 그다. 강지영은 "제가 느끼기에도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스스로가 느끼고 경험하고 표현하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그런 저의 성장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라 멤버들에겐 여전히 '막내미' 넘치는 그다. 강지영은 "카라 언니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있다. 제가 한국에 와서 언니들이 좋아해 줬다"며 "승연 언니는 '야식남녀' 모니터했다고 연락도 해 줬다. 그런데 언니한테는 제가 아직 아기인 것 같다. 방송 보고 '애기야, 귀여웠어'라는 연락이 왔다. 저도 언니 연기하는 걸 항상 모니터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예전에는 멤버들이 '언니' 같은 느낌이 컸는데 이제는 소중한 친구, 삶의 벗 같은 느낌이 든다.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으니까 응원하고 싶다"며 여전한 친분을 과시했다.
함께 카라로 활동했던 구하라를 향한 그리움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구하라를 언급하며 "아직도 믿기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받아들이긴 힘들긴 하다. 아직 생각나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하라의 유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강지영의 아버지는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친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 소송에서 증인으로 나선다. 이에 대해 강지영은 "저희보다 유가족이 힘든 것을 안다. 그래서 저희가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며 "사건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카라, 일본 활동을 거친 강지영은 스스로 설 힘을 얻게 됐다.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맞설 용기도 가지게 됐다. 그는 "'잊혀진다'는 말이 참 슬프다. 하지만 잊혀지지 않게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잊혀질 만하면 돌아와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제 강지영은 카라의 멤버가 아닌 '배우'로서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는 "카멜레온 배우가 되고 싶다. 카멜레온은 본인의 색깔이 있으면서도 상황에 맞춰서 색깔을 변화시킨다. 저도 그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다른 색깔을 지닌 채 나타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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