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인공의 캐스팅은 가장 큰 관심사다. 캐스팅이 알려지면 곧바로 웹툰 원작 역할과 배우와의 싱크로율이 예비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인물 간 '싱크로율'을 따지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미생'을 시작으로 '치즈인더트랩', '김비서가 왜 그럴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타인은 지옥이다', '이태원 클라쓰' 등 많은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제작자들이 웹툰이라는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기 웹툰은 댓글이나 독자 반응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에 대한 검증이 이미 끝났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갖췄다는 점이다.
인기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원작의 인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작품의 독자들을 시청자로 끌어모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초기에 화제성을 잡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다만, 이 장점은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기존 웹툰 팬들이 웹툰 원작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맞는 배우와 웹툰과 비슷한 스토리 전개, 배경 등을 원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경우 불만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제작자들도 이러한 반응을 알기 때문에 인기 웹툰이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원작과 유사한 이미지의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기 웹툰인 '치즈인더트랩'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가상 캐스팅에서 1순위로 언급됐던 배우 박해진, 임수향을 캐스팅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렇듯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은 원작의 인기와 몰입감을 드라마로 가져오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최근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간 떨어지는 동거'는 시작 전부터 원작 팬들의 아쉬운 반응에 휩싸였다.
한 여대생이 우연히 구미호의 구슬을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간 떨어지는 동거'는 2017년 8월 첫 연재 이후 현재까지 많은 인기를 얻으며 가상 캐스팅으로 여러 배우들이 거론됐는데, 최종적으로 주연 물망에 오른 장기용과 헤리가 웹툰 속 인물과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간 떨어지는 동거' 독자들은 꾸준히 캐스팅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장기용, 혜리 소속사는 스포츠투데이에 "출연을 제안받고 검토 중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웹툰 원작의 역할과 배우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은 제작자가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지만, 흥행이나 작품성의 필수 요소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지만, 드라마는 또 다른 콘텐츠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론가들은 드라마가 원작 웹툰에 연연하게 되면 오히려 질 떨어지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관심과 함께 걱정과 우려 속에 시작되는 많은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원작만큼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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