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그놈이 그놈이다'가 주연 배우 황정음 윤현민뿐만 아니라 미친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 인교진 이시언 등을 내세워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BS 드라마로써는 오랜만에 첫 회 시청률보다 상승 곡선을 그리는 작품이 탄생해 기대가 모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극본 이은영·연출 최윤석) 1회 시청률은 1, 2부 각각 2.7%, 3.9%(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전작 '영혼수선공' 마지막회 시청률인 2.3%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어 2회 시청률은 2.7%, 4.4%로 상승세를 보였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6%까지 치솟았다. '그놈이 그놈이다'가 저조한 시청률로 상반기, 늪에 빠져있던 KBS 미니시리즈를 구제할 작품으로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우선 흥미로운 스토리가 주효했다.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는 물론, 곳곳에 배치된 현실적인 내용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극 몰입도를 높였다. 서현주(황정음)는 부당해고를 당하는 가하면 비혼주의자임에도 불구, 부모님께 결혼을 하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어머니 정영순(황영희)과 아버지 서호준(서현철)의 압박 탓에 선을 보러 나간 그는 "난자 늙는 거 걱정 안 하냐"는 무개념 소개남(이종혁)까지 만나게 됐다.
두 남녀 주인공 서현주와 황지우(윤현민)의 만남 과정도 흥미를 더했다. 선우제약 대표이사 황지우는 서현주에 이유 모를 접근을 이어갔다. 서현주를 선우제약에 채용한 그는 서현주의 선자리 상대남으로 또 등장했다. 특히 '그놈이 그놈이다'가 황지우와 서현주의 전생 인연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인 만큼 현생에서 두 사람의 만남과 과거의 인연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놈이 그놈이다 / 사진=KBS2 그놈이 그놈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주연배우 황정음은 장기인 익살스러운 코믹 연기로 당당하고 굳센 30대 여성의 모습을 무리 없이 그려냈다. 이와 반대로 윤현민은 무게감 있고 미스터리함에 둘러싸인 역할을 완벽 소화하며 극의 밸런스를 맞췄다.
또한 어딘가 음흉하고 찌질한 모습으로 아이돌 '덕질'을 하는 웹툰 작가 오재석을 연기한 이시언과 얄미운 막말과 비아냥거림으로 혈압을 상승시키는 꼰대 상상 인교진 같은 독보적인 캐릭터들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여자의 나이를 운운하며 비난하는 진상 소개팅남 역으로는 배우 이종혁이 특별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종혁은 연기 배테랑다운 모습으로 역대급 막말을 시전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 역시 '진짜 최고로 진상이었다' '웃기긴 하는데 분노가 유발됐다' '너무 잘 연기해서 얄미웠다' 등의 열렬한 반응을 쏟아냈다.
'본 어게인' '영혼수선공' 등 많은 KBS 미니시리즈가 상반기 내내 1% 시청률 불명예를 안은 가운데 등판한 '그놈이 그놈이다'는 KBS의 암흑기를 뚫을 한 줌의 빛이 될 수 있을까. 특히나 같은 날 동시간대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모범형사'는 첫 방송 시청률 3.897%에 비해 소폭 하락한 3.775%의 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그놈이 그놈이다'의 시청률 상승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