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최근 입지를 잃은 이강인(발렌시아)이 교체 출천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은 8일(한국시각) 오전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9-20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바야돌리드와 35라운드 홈경기에 교체 출전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이강인은 1-1로 맞선 후반 18분 카를로스 솔레르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기회를 노리던 이강인은 왼쪽 측면에서 막시 고메스를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고메스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발끝의 예열을 마친 이강인은 이번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3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제프리 콘도그비아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자로 잰 듯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 하단 구석을 갈랐다. 이는 지난해 9월 헤타페전 득점 이후 약 10개월 만에 터진 리그 2호 골이다.
발렌시아를 5경기 만에 승리를 이끈 이강인의 이번 결승골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발렌시아 유스 출신 이강인은 지난 2018년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오는 2022년까지 재계약을 맺었고, 1군으로 승격했다. 이어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까지 수상하며 유럽 수많은 리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당시 마르셀리노 토랄 전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됐던 이강인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하기 원했다. 하지만 피터 림 구단주가 이강인의 잔류를 강하게 주장했고, 이강인은 결국 잔류했다.
토랄 전 감독 이후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대행 체제에서 어느 정도 출전 기회를 잡았으나, 올 시즌 13경기 출전(선발 2회)에 그치고 있다.
최근 셀라데스 감독대행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보로 곤살레스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긴 뒤로도 두 경기 연속 결장했다. 이로 인해 이강인은 재계약을 거부하고 이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 니스 지롱댕 보르도가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복수 구단으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강인은 이번 득점으로 남은 경기에 희망을 남겼다. 올 시즌 남은 경기 수는 단 3경기다. 지금과 같은 날카로운 왼발 능력을 보여준다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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