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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 무채색 배우를 꿈꾸다 [인터뷰]
작성 : 2020년 07월 06일(월) 18:15

박해진 /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무채색이란 색깔을 입히기 참 좋은 색이다. 자신이 원하는 어떤 색깔이라도 이질적이지 않게 담을 수 있으니. 박해진은 그런 무채색 배우를 꿈꾼다.

최근 박해진의 연기 변신은 화려하다. 올해 작품만 벌써 두 번째. 전작 '포레스트'에서는 차갑고 냉철한 매력을 발산하던 그가 최근 종영한 '꼰대인턴'에서는 유쾌, 통쾌한 '꼰대 상사'로 대변신했다.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부장(김응수)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박해진)의 통쾌한 갑을 체인지 복수극을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극 중 박해진은 주인공 가열찬 역으로 열연했다.

박해진에게 있어 '꼰대인턴'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코믹 오피스물에 첫 도전장을 던진 그는 "기대보단 걱정이 더 컸다. 이번 기회를 통해 코믹 연기를 하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어떤 모습에 시청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확신이 생긴 계기가 됐다"며 "억지로 웃기려고 하기 보다는 상황에 빠져 집중을 해서 연기, 리액션 같은 것들이 재미있게 표현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코믹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낸 그는 겸손했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 변신'을 보여 준 그는 정작 '변신'이라는 단어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기 변신이라는 것은 정확히 내 이미지가 구축된 다음 해도 늦지 않는다"고 전한 그는 "캐릭터가 바뀌지 않고 직업만 바뀌는 게 연기 변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정확히 저의 연기 색깔을 찾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더니, 박해진은 마치 익은 벼를 보는 모습이었다.

박해진 /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박해진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가장 먼저 그는 배우 김응수에 대해 "거리낌이 없고 다가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선배다. 선배에겐 그런 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끌어당기는 자력 같은 힘이 있는 분"이라며 "극 중에서 아버지로 만날 법한 분을 작품 속에서 이렇게 만났다. 앞으로 연기 생활을 하면서 다시 경험할 수 없을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영화 '치즈인더트랩' 이후 다시 한번 재회한 박기웅과의 호흡에도 만족했다. "박기웅은 아무 말 안 하고 있어도 편안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그를 "형제 같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신예 한지은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는 한지은에 대해 "워낙에 통통 튀는 친구라 연기할 때 재밌었다"며 "기존에 봐 왔던 친구들과 다른 느낌이었다. 저렇게 연기해도 재밌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배우자 영민한 배우다. 계산되지 않는 연기를 하고 솔직했다.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앞으로의 연기가 기대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특별 출연한 가수 영탁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영탁이 실제로 연기를 잘했다. 카메오를 섭외한다는 건 그 사람의 캐릭터를 사고 싶다는 의미인데, 영탁이 기존의 밝고 유쾌한 이미지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보여 줘서 모두가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새롭게 보여 준 컬러가 너무 확실해서 현장에서도 영탁의 연기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며 "보통 가수들은 시선을 카메라에 맞추는 편인데, 영탁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처리했다. '기존에 연기를 해 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칭찬했다.

박해진 /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무사히 '꼰대인턴'을 마친 그는 쉼 없는 행보를 이어나간다. 실제 그는 전작 '포레스트'부터 '꼰대인턴'에 이어 드라마 '크라임퍼즐' 출연을 확정했다. 이 같은 '열일' 행보 속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그는 "'열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가족이다. 오매불망 절 기다려 주고 응원해 주는 식구들을 보며 하루하루를 꾸려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달려온 탓에, 정작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 그다. 박해진은 "제대로 쉬어 본 적이 10년이 더 넘었다. 한번쯤은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멘탈이 흔들리고 무너질 때도 있었다. 제 멘탈이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순간 무너지는 게 체감돼서 무서웠고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더라. 그런데 그걸 경험하고 나니 더 유해지고, 유순해질 필요가 있구나를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박해진은 여유로움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예전에는 항상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태해지면 안 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했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걸 좋아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하루이틀 쉬어 보니 쉬는 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면서 릴렉스가 되고 오히려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항상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인데 요즘 그렇게 살지 않아도 얼마든 살 수 있구나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박해진은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쳇바퀴가 아닌, 평지의 길을 저만의 속도에 맞춰 걸어가기로 했다. 또한 눈에 튀기보단 어느 곳에나 어울릴 수 있는 무채색의 배우가 되리라 다짐했다.

"제 연기 색깔은 무채색이었으면 합니다. 어디다 끼워놔도 어색함과 이질감이 없는,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제 색깔을 억지로 찾아나가려고 하진 않을 겁니다."

박해진 /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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