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2명의 선수가 추가로 "자살하도록 만들겠다"는 등의 폭언을 당해 왔다고 진술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2명의 추가 피해자들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상황"이라면서 "피해자들은 1달간 10일 이상 폭행을 당하고,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 자살하도록 만들겠다'는 폭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2017년~2019년 경주시청 운동부 소속이었던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최숙현 선수는 지난 26일 숙소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다. 팀 내에서 일어난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일 YTN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는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팀 닥터에게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 "안 했으면 욕먹어" 등의 폭언을 20분가량 들었다. 이 자리에는 감독도 함께 있었지만, 말리기는 커녕 폭행을 거들었다.
또한 이 둘은 폭행하는 과정에서 음주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둘은 술을 마시면서도 최 선수의 뺨을 수차례 때리고, 배를 발로 차는 등 가혹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고인은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 및 팀 닥터, 일부 선배를 가혹행위로 고소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했고 진정서도 제출했다. 그러나 끝까지 외면받았고, 최숙현 선수는 결국 세상을 등졌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을 당 차원에서 전담팀(TF)을 구성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TF 위원으로는 김석기 의원, 이양수 의원, 김웅 의원, 정희용 의원, 배현진 의원, 김예지 의원, 김승수 의원, 이용 의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TF를 꾸리겠다고 밝힌 이 의원은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거리며, 온갖 방법을 동원해 회유를 시도한 관계기관들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할 것"이라면서 "한편 두 번 다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가족이 간곡히 요청해주신 '최숙현 법'을 조속히 제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피해자 구제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한 피해사건의 신속처리,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조치 및 피해자 임시보호,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최우선적으로 마련하고 추가적인 법안마련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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