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렇게까지 고민할 일인가?
강정호에 대한 키움 히어로즈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무려 3년 6개월 여 만에 자신의 잘못을 사죄했다. KBO 리그 복귀를 바라고 있는 강정호는 팬들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문제는 깨달음이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스윙이라도 공보다 늦으면 헛스윙일 뿐이다. 사과도 마찬가지다. 너무 늦은 사과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강정호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것인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사과가 아닌지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강정호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야구팬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강정호가 KBO 리그에서 다시 뛴다는 것에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강정호가 뒤늦게라도 용서를 구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강정호가 KBO 리그에서 다시 뛸 수 없어야 다른 선수들의 경각심을 깨우고 비슷한 일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키움이 답안지에 적어야 할 답은 나온 것이나 다름 없다. 강정호에 대한 정이 남았더라도 이제는 미련을 버리고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키움도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키움의 고민이 이렇게 길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투자에서 이득을 볼 수 없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손절의 타이밍이다. 이미 휴짓조각이 된 주식을 오래 붙들고 있어봤자 그 휴짓조각이 다시 가치를 되찾는 일은 극히 드물다.
더 이상 고민이 길어진다면, 야구팬들은 강정호뿐만 아니라 키움 구단에게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 그래도 최근 많은 사건사고로 야구팬들의 눈총을 받았던 키움 구단이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답을 빠르게 내놓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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