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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안방극장이 사랑한 남자 [인터뷰]
작성 : 2020년 06월 30일(화) 07:33

굿캐스팅 이상엽 / 사진=웅빈이엔에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이상엽은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재능을 뽐내고 있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그의 얼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상엽은 안방극장이 사랑한 배우다.

이상엽은 2007년 KBS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대왕 세종' '마이더스' '미스 리플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장옥정 사랑에 살다' '사랑해서 남주나' '당신이 잠든 사이에' '톱스타 유백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 '감기' '동네사람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이상엽은 올해 '굿캐스팅'(극본 박지하·연출 최영훈)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굿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다. 이상엽은 극 중 눈앞에 첫사랑과 닮은 신입 비서 백장미(최강희)를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는 윤석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굿캐스팅'은 여성 서사가 주된 작품이다. 남성들의 역할이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상엽은 자신 있게 '굿캐스팅'을 선택했다. 그는 "역할이 크건 작건 중요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대표 역이라 되게 좋았다. 난 캐릭터가 무슨 옷을 입는지도 신경을 쓰는데 슈트를 입는 것도 하고 싶었다. 분량도 이만큼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여도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믿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굿캐스팅 이상엽 / 사진=웅빈이엔에스 제공


'굿캐스팅'은 사전제작된 드라마다. 이상엽은 시청자와 함께 작품에 빠져들었다. 그는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재밌게 봤다. 좋았던 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게 풀어졌다는 거다. 과거 회상씬이 많은데 현재와 연결되는 지점의 연출이 좋았다. 상상하면서 연기했는데 완성된 걸 보니 기대 이상"이라며 "사전제작돼서 감독님이 더 공을 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사전제작 돼서 불안한 점도 있었다. 이상엽은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도 출연 중이다. '굿캐스팅' 편성이 늦춰지면서 '한다다'와 겹칠 가능성도 있었다. 이상엽은 "'한다다'와 겹치면 어쩌나 불안했다. 혹시 '굿캐스팅'이 금토극에 편성되면 토요일이 겹친다. 다행히 월화극으로 가게 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겹치기는 피했으나 '굿캐스팅'과 '한다다' 같은 시기에 방송됐다. 이상엽은 일명 '토일월화의 남자'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는 "아예 다른 작품이고 캐릭터도 다르지만 불안했다. 결국 이상엽이 하는 연기 아니냐. 확실하게 차이를 두기 위해 1차원적으로 대사를 하는 속도나 옷 스타일, 걸음걸이를 신경 썼다. 막상 드라마 두 개가 같이 방송되니까 더 차이를 뒀어야 됐나 싶다"며 "어머니는 내가 토일월화에 다 나오니까 좋아하셨다. 둘 다 재방송도 많이 해서 내가 TV에 계속 나오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동시기에 안방극장을 장악한 이상엽은 두 캐릭터 모두 결국 자신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두 캐릭터여도 내가 이해를 해서 나오는 것들이라 거기에 이상엽이 조금씩 녹아져 있다. 어느 정도 나를 조금씩 가미해서 연기한 것도 있다. 내가 적절하게 섞여있는데 가족들이 더 잘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자체가 캐릭터에 녹아들되 습관은 경계했다. 그는 "하다 보면 이상엽의 습관이 툭툭 나올 때가 있다. 하지 말아야 될 걸 많이 한다. 그래서 늘 1부 대본 앞에 해선 안 되는 걸 써 놓는다. 그러다 중간에 까먹으면 다시 본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이상엽의 습관을 마주할 때 멘탈이 나가더라. 그러면 전작을 다시 본다"고 말했다.

굿캐스팅 이상엽 / 사진=웅빈이엔에스 제공


이렇게 '굿캐스팅'을 만든 이상엽은 시즌2를 희망했다. 그는 "시즌2를 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이번에는 사무실이 아닌 야외로 많이 나가는 윤석호이길 바란다. 늘 사무실이나 건물 안에서 에어컨과 난방기의 보호를 받으며 촬영해서 다른 분들에게 미안했다. 다들 액션을 찍고 아프다고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기본적으로 현장이 즐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공간이 행복한 공간이길 바라서 스스로 빙구를 자처한다. 빙구일 때가 행복하다. 이런 현장에서 가까워진 서로를 보면서 연기하는 게 재밌더라"고 덧붙였다.

이상엽은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시베리아 원정대' '호구들의 감빵생활' '런닝맨' 등에 출연해 활약했다. 그는 "예능을 통해 힐링을 받고 자신감을 얻는 등 배우는 게 많다. 예전에 '무한도전'을 보면서 표정을 배우기도 했다"며 "예능을 좋아해서 많이 출연했는데 이제는 중심이 생겼다. 드라마와 예능이 서로에게 영향을 덜 미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둘 다 나와서 적응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양측에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 이상엽은 도전하고 싶은 예능을 꼽았다. 그는 "장성규가 예능을 할 때마다 날 추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 요즘 잘 돼서 너무 좋다"며 "장성규, 온주완, 김동욱, 나 이렇게 같이 예능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내가 장성규에게 잔소리를 하면 온주완은 나한테 잔소리한다. 먹이사슬이 명확하다. 김동욱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덤덤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상엽은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굿캐스팅'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한다다'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안방극장이 사랑한 그가 다음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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