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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18년차 배우의 템포 [인터뷰]
작성 : 2020년 06월 28일(일) 06:01

박신혜 #살아있다 /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연기를 시작한지 18년차 배우 박신혜의 새로운 막이 시작됐다. 로맨스 장르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던 박신혜는 신작 '#살아있다'로 과감하게 좀비와 맞서 싸운다. 극 중 무기를 거침없이 휘두르는 박신혜의 모습에서는 전작들의 여린 소녀 같은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박신혜가 출연한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제작 영화사집)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고되며 이웃 간의 교류가 단절됐다. 전세계적으로 펜데믹 현상이 일어나며 많은 이들이 집에 고립, 감염을 예방 중이다. 이는 좀비를 피해 집에 고립된 인물들의 이야기 '#살아있다'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우리 작품은 사람들 간 관계 형성과 한 줄기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붙잡는 내용이다. 그와 맞물리게 됐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인물들이 서로 희망을 얻듯, 시원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한다"며 전하고픈 메시지를 설명했다.

박신혜는 앞서 촬영을 마친 '콜' 이후 소진된 에너지를 다시 채울 수 있는 작품을 찾던 중 '#살아있다'를 만났다고 회상했다. 박신혜는 시나리오를 받았던 당시를 두고 "군더더기가 없어 깔끔했다. 여태 한국 영화 중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소재가 있었나. 관객들이 이런 장르를 어떻게 볼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막혀있는 공간에서 어떻게 될지,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굉장히 신선했다.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만 가지고 끝까지 가는데 장르적 특성도 함께 살린다. 유아인이 캐스팅된 걸 알고 읽으니 더 재밌더라. 시나리오와 완성된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설명했다.

#살아있다 박신혜 / 사진=여화 #살아있다 스틸컷


극 중 박신혜가 맡은 유빈은 준우와 다른 템포로 좀비의 공격에 대응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허둥대는 준우과 집 안의 각종 무기로 좀비와의 접전을 준비하는 유빈의 상반된 모습은 극의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이처럼 작품이 주는 독특한 파워 뿐만 아니라 여자 주인공의 리드미컬한 특성이 박신혜를 매료시켰다고.

그렇다면 좀비들로 인해 고립된 공간에서 홀로 연기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을까. 이에 "집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콜'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덕분에 상대방과 얼굴을 보지 않고 하는 연기가 많이 어색하진 않았다. 집 안에서 홀로 느끼는 공포 연기가 까다로웠다. 대사의 호흡,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세트장에서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고 연기하는 것이 어색했다. 역시 상대방의 눈을 보고 하는 연기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다만 박신혜는 달려드는 좀비들을 피하는 액션신이 관건이었다고 토로했다. 문 여는 타이밍부터 무기를 휘두르는 장면까지 사고의 위험성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또 카메라와 같이 움직여야 하다보니 앵글과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제법 어려웠다고. 그러면서 박신혜는 "보통 좀비 영화에서는 남자 배우가 액션을 주로 한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틀을 깬다. 관객들이 이런 부분을 보고 의아해하지만 기분 좋은 반응이다. 액션신에 대해 100% 만족하지 않지만 어색하게 담기지 않아 다행"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을 통해 박신혜와 유아인은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 유아인은 시사회 등을 통해 박신혜와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기쁨과 재미를 느꼈다며 동료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신혜는 "현장에서 유아인과 어떻게 흐름이 교묘하게 잘 넘어갈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인물에 대해서는 배우 본인들이 더 잘 안다.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인물들이 조화로울지, 극에 대해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했다. 유아인에게 여운이 많이 남았나 보다"며 말했다.

98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의 '#살아있다'. 극 중 박신혜는 유아인과 꽤 큰 분량 차이를 갖기도. 이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는지 묻자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두 시간 동안 인물의 이야기를 표현하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그 시간 안에 흥미를 얼마나 유발하는지가 중요하다. 제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 작품적으로 제 분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간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도 분량을 욕심낸 작품은 없다. 작품적으로 메시지가 갖고 있는 힘이 있다면 아쉬움은 없다"며 답했다. 다만 박신혜가 지양하는 이야기는 지나치게 폭력적인 주제다. 이를 두고 "사람마다 접하는 반응이 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씁쓸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사람으로서 관객들에게 감정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2010년 '시라노: 연애조작단'부터 '7번 방의 선물' '형' '침묵' 등 켜켜이 연기 내공을 쌓아 올린 박신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깊은 연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대중이 박신혜에게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어느덧 18년차 배우가 된 박신혜에게 '#살아있다'는 30대를 여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이전과 달라진 지점에 대해 즐길 줄 알게 됐다며 짐짓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박신혜다. 조금의 여유와 노하우를 갖게 됐다고 밝힌 그는 '#살아있다'를 통해 노련미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간 활동을 이어오며 대중의 기대감이 무게로 느껴질 때도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 압박도 없진 않다. 작품을 하던 중 유아인이 '너도 참 고생했겠다'고 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박신혜를 알리기 위해 인간 박신혜가 많이 노력했겠다는 의미다. 10대부터 함께 연기를 시작한 유아인에게 칭찬을 받으니 묘했다. 누군가가 인정을 해주니 행복해졌다. 덕분에 앞서의 부담이 기분 좋게 바뀌게 됐다. 다만 압박은 계속 될 것 같다. 영원히 해소되지 않고 숙제가 될 것 같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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