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한 보더콜리 견주에 대한 논란이 결국 일반인 출연자를 향한 도 넘은 악플과 신상 유출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보더콜리 견주 A 씨가 출연했다. 당시 그는 반려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과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A 씨의 태도에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강형욱마저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강형욱은 반려견들을 위해 어린 보더콜리 담비를 다른 가정에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A 씨는 끝내 강형욱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강형욱은 '개는 훌륭하다' 방송 최초로 교육을 중단했다.
이후 '개는 훌륭하다'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A 씨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온전하지 못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귀엽다는 이유로 개를 입양하고, 인간의 만족을 위해 반려견을 고집하는 건 학대라는 지적이었다.
시청자의 분노와 질타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개는 훌륭하다' 제작진이 나서 "용기를 내 사연을 접수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무리한 비난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기도 했으나 여론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등장했다. "코비와 담비를 구조해 달라"는 청원글은 1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 가운데 보호자 A 씨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A 씨의 지인은 "네가 강아지 버린 것만 5마리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A 씨는 "버리다니. 공기 좋은 시골로 요양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A 씨는 "집에서 뒹굴거리는데 삶의 낙이 없다. 햄스터나 한 마리 키울까"라는 글을 게재했고, 이를 본 지인들은 "그래서 언제 버릴 건데?" "문제는 진짜로 버림"이라고 말했다. A 씨가 과거에도 상습적으로 동물을 유기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해당 대화가 담긴 SNS 게시물은 논란과 동시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A 씨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불이 붙었고, 비판은 거세졌다. 결국 A 씨의 행동에 대한 지적은 어느덧 도 넘은 비난이 되고 말았다. A 씨의 SNS에는 수천 개의 악플과 인신공격이 가득했다. 뿐만 아니라 A 씨의 모녀가 사는 곳을 알아내 주소를 공유하는 등 신상털기로까지 이어졌다.
엄연한 범법 행위였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A 씨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범죄 행위에 대한 인식을 잃은 지 오래였다. 견주 A 씨의 태도도 문제였지만, 이를 둘러싼 과열된 분노가 결국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셈이 됐다. 정당한 비판은 있을 수 있어도, 무분별한 비난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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