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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의 벗, '개그콘서트' 21년만 작별 '굿바이' [ST기획]
작성 : 2020년 06월 26일(금) 18:34

개그콘서트 / 사진=KBS2 개그콘서트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26일 저녁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장장 21년 간의 방송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개그콘서트'는 대학로 시범적으로 운영되던 스탠드 업식 코미디를 브라운관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형태로, 방청객 앞에서 개그를 펼치는 형태인 '공개 코미디'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999년 첫 방송돼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방송되며 대중들에게 늘 유쾌한 웃음을 전해왔고 사랑받아왔다. 또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온 만큼 '개그콘서트'는 방송가에 내로라할 법한 MC들과 예능인 그리고 코미디언들을 배출해왔다.

◆'개그콘서트'가 배출한 스타, 누구?

사실 '개그콘서트'가 배출한 스타가 누구인지 꼽아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도 많은 유능한 방송인들을 배출해 왔다. 1기 멤버를 거론해봐도 방송가 최고의 엔터테이너들이라 눈길을 끈다. 코미디언 김미화, 백재현, 심현섭, 김영철, 김지혜, 김경희, 김대희, 김준호 등이 1 기고 2000년~2001년 1.5기에는 박미선, 김지선, 강성범, 정종철, 양배추 등이 합류하며 '개그콘서트'를 이끌어 갔다. 이들은 개그계의 대부들이며 여전히 연예계에서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철의 경우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형님'에서 '투머치 토커' 캐릭터로 활약하는가 하면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 DJ로도 활동하며 매일 아침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준호는 tvN 예능프로그램 '더 짠내투어' KBS2 예능프로그램 '1박 2일', MBN 예능프로그램 '친한예능' 등 데뷔 이후 수많은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또 2013년에는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엔터테이너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홈쇼핑 쇼호스트로 인생의 제2막을 연 코미디언 김지혜와 그와 백년가약을 맺은 '갈갈이 패밀리' 박준형 역시 '개그콘서트'의 원년멤버이자 재원들이다.

이 밖에도 2005년~2006년 신인 공채 코미디언 유세윤, 강유미, 안영미, 홍현희, 홍인규, 장동민, 유상무, 박휘순, 유민상 등은 신선한 코너와 캐릭터들을 생산해내며 '개그콘서트'의 또 다른 전성기 시대를 열었다.

꽃미남 코미디언 허경환은 '잘생긴 코미디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며 '코미디언은 못생겼다'는 편견을 깼고 많은 팬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아니 아니 아니 되오' '이 모든 게 언발란스' '바로 이 맛 아입니까' 등 재치 있는 유행어들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개그콘서트'가 배출한 여성 코미디언들도 빼놓을 수 없다. '뭐라 쳐 씨부려 쌋노' '옳지 않아'등 다소 거친 말투와 시원시원한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신봉선은 동료 장동민, 김대희와 호흡을 맞추며 '개그콘서트'를 통해 최고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어느덧 방송가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그는 현재는 MBC 예능프로그램 '구해줘 홈즈' '복면가왕' 등에 고정 출연하며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장도연, 이수지, 김영희 등 많은 여성 코미디언 스타들도 '개그콘서트'를 통해 방송가로 유입됐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2 개그콘서트


하지만 '개그콘서트'가 이렇게도 많은 유능한 코미디언들을 배출했음에도 최근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시청률 하향곡선을 그리며 위태롭게 방송을 이어갔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대중들은 '개그콘서트'의 콘텐츠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를 비롯한 많은 플랫폼이 등장해서인지 프로그램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힘을 잃어갔다. 결국 다수 매체들이 '개그콘서트'의 위기를 언급하기 시작했고 '개그콘서트'는 지난달 21년만 종영을 알렸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원체 빠른 트렌드의 변화를 보이는 방송가이기 때문에, 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에 '개그콘서트'의 종영은 예기치 못한 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21년이란 긴 세월 동안 프로그램을 지켜온 KBS 터줏대감의 명성에 비해 이들의 마지막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함이 남은듯한 모습이다. 이는 '개그콘서트' 식구들도, 또 시청자들도 복합적인 이유에서 마찬가지 입장이다.

◆'개그콘서트'의 마지막, 왠지 모를 불편함 왜?

지난해 6%-7%대 시청률을 유지해 오던 '개그콘서트'는 올해 수직 하락해 2%대 시청률을 나타냈다. 시청자들로부터 '콘텐츠가 진부하다'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 등의 혹평을 받으며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위태롭게 방송을 이어가던 '개그콘서트'는 엎친데 덮친 격 올해 초 코로나19 여파 직격탄까지 맞으며 관객들과 만날 수 없게 됐고, 무관중으로 방송을 이어가다 결국 종영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종영 소식에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느낄 충분한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 KBS 사내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발견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몰래카메라는 '개그콘서트' 출연진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 설치돼 큰 논란이 됐고 용의자 역시 '개그콘서트 공채 개그맨'으로 거론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또 KBS 측은 사건이 발생되고 초기 대응에서 사과를 뒷전으로 하고 '공채는 직원이 아니다'라는 선 긋기 태도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21년이라 긴 세월을 뒤로하고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때, 어처구니없는 몰래카메라 사건으로 '개그콘서트'의 종영이 이슈가 되기보다, '개그콘서트 몰래카메라'라는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는 오명을 얻게 됐다.

뿐만 아니다. '개그콘서트' 출신 코미디언들은 종영 소감을 전한다기보다 프로그램이 오랜 세월 끝 허무하게 종영에 이르게 된 문제점을 거론, 탄식 섞인 심경을 전하며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정영진과 최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팟빵 매부쇼 오피셜'에는 '개그콘서트가 망한 이유는 하나예요-개그맨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폐지의 결정적 이유'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코미디언 박성호, 윤형빈 송재인이 등장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특히 윤형빈은 "프로그램이 20년 됐으면 사실 끝날 수도 있다. 기왕 끝나는 거 멋있게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라고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씁쓸한 심경으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밖에 코미디언 김영민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그콘서트'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며 눈물까지 흘렸고 노우진 역시 이에 동감하는 심경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이 같은 분위기는 심화됐다. '개그콘서트'의 종영은 코미디언들에게도 어딘지 모를 불편함과 아쉬움으로 남은 게 확실했다. 특히 신봉선을 비롯해 변기수, 박준형 등 수많은 코미디언들은 후배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었음에 안타까움을 표해 다시 한 번 눈길을 끌었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2 개그콘서트


◆아쉬움 남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개그콘서트'

오랜 시간 개그의 장을 지켜온 '개그콘서트'. 시대가 급변과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에 밀려 위태로운 암흑기 끝 결국 종영 소식을 알렸지만 의미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개그콘서트'가 대중들에게 남긴 것은 너무도 많다. 삭막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개그콘서트'는 긴 시간 동안 지상파의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들에게 늘 유쾌한 웃음을 안겼다.

이제는 힘을 잃은 '개그콘서트'이지만 21년이란 긴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웃음을 전하며 마음을 달래준 이 방송에 대중들은 '수고했다'는 박수를 쳐주며 보내줘야 할 것 같다.

한편 이날 마지막 방송에는 허경환, 박준형, 김영희, 이수지 등 '개그콘서트'를 지켜온 코미디언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그콘서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특히 김대희와 신봉선을 비롯해 오랜만에 '개그콘서트'를 찾은 개그맨들은 청춘을 받쳐온 이 방송을 떠나보내며 결국 오열해 눈물바다가 됐다는 전언이다. 모두를 울린 이들의 마지막이 어땠을지, 웃음과 눈물이 공존했던 '개그콘서트'의 라스트 쇼에 궁금증과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이날 저녁 8시 3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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