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또 '왜색 논란'이다.
24일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이하 '놀라운 토요일')이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방송에서 아역 배우 김강훈이 입고 나온 의상이 문제였다.
해당 방송이 끝난 후 한 네티즌은 '놀라운 토요일' 시청자 게시판에 "김강훈 군에게 입힌 의상에 있는 '大一大万大吉(대일대만대길)'이라는 문구는 일본의 이시다 미쓰나리 집단의 가문(家紋)"이라고 지적했다.
이시다 미쓰나리는 임진왜란, 정유재란으로 한반도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시다 미쓰나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으로 총애를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임진왜란 때는 조선으로 건너와 군감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에 '놀라운 토요일' 제작진은 댓글을 통해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제작진은 "먼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점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이 사실을 알려주신 여러분들께 송구한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의상은 제작진이 평소 거래하는 의상 대여 업체에서 구한 것이며 출연자 김강훈 님은 물론 제작진, 대여 업체도 알지 못했다. 현장에서도 의구심을 가지지 못한 채 녹화가 진행됐고 방송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사실은 인지한 제작진은 재방송 및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중지했고, 해당 의상에 대한 모자이크 작업을 시작했다. 또 대여 업체에 의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고, 출연자 김강훈 측에 사과했다고도 전했다.
최근 방송가 왜색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SBS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 또한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타이틀 디자인 속 한국의 궁궐 이미지가 일본 사찰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한제국의 황실 문양이 일본 왕가 문장과 흡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제작사는 황실 문양에 대해 "국회나 행정부가 황실을 중심으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오얏꽃이 오얏꽃을 감싸는 '이중 오얏꽃' 형태로 디자인됐다. 일본 왕가 문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타이틀 디자인 속 궁궐과 관련해서는 목탑은 백제5층목탑을 베이스로 가상의 목조건물을 만들었다고 밝혔으며 2층 목조건물은 일본 사찰의 일부 특징을 사용했다고 실수를 인정, 사과했다. 이후 '더 킹' 측은 빠르게 타이틀 디자인을 수정하고 재방송과 VOD 서비스도 교체했다.
그러나 또 우리나라 군함에 일장기를 덮어씌워 일본 군함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다시 한 번 사과한 바 있다. 백상훈 PD는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군함에 일장기를 달거나, 우리나라 군함을 일본 군함으로 오인하게 하려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육안으로 보기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각국 군함의 특징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고, 또한 실사자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콘티 중심으로 자료를 선택하는 우를 범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렇듯 일본 특유의 색깔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거부감은 상당하기 때문에, '왜색'은 쉽게 용납되지 않고 곧 논란으로 이어진다. 시청자들이 꾸준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왜색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제작진이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한 번 붙은 '꼬리표'는 쉽게 없어지지 않는 법이다. 방송가의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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