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여름에 열리는 고등부 전국 대회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KFA는 23일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유관단체의 의견을 바탕으로 고등부 전국대회 일정 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7월 전국대회는 9월로 연기 ▲8월 전국대회는 철저한 방역 대책 하에 시행 ▲9월 대회 실적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도록 행정조치를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학 입시와 연관된 고등부 대회를 제외한 초·중·대학 및 여자부 전국대회의 경우 하계 대회 개최를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KFA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회에 나서게 될 선수, 지도자, 심판, 학부모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과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퍼져나가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가 최대 50%에 육박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상당수 축구팀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은 전국대회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고등부의 경우 2020년 기준 총 179개 등록팀 중 절반이 넘는 95개 팀이 서울, 경기, 인천 소재 팀이다. 이들이 전국대회가 개최되는 각 지방으로 이동하게 되면 선수단 및 관계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축구 종목의 특성상 다른 종목에 비해 월등히 많은 참가 인원, 개방형 구조의 경기장도 방역 통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선수단 가족 및 에이전트 등 불특정 다수가 대회 개최지에 체류하는 점도 고려했다.
단적인 예로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의 경우 12일간 50만 명이 방문한다는 평가용역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작년 전국 규모 고등부 대회를 치른 지자체 통계에서도 5만 명 이상 인원의 개최지 방문을 예상했다.
KFA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안전이다. 아마추어 전국대회의 경우 경기장이 개방형 구조로 돼 있어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더라도 주변 펜스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인원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7월1일부터 시작되는 고등부 대회를 비롯한 각종 전국대회를 강행하기보다는 선수단 안전 확보를 위한 충분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서울, 경기, 인천을 중심으로 공공체육시설 운영 중단 및 시설 폐쇄가 무기한 연장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 팀들은 연습경기는 물론 팀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7월 고등부 전국대회가 예정대로 실시될 경우 수도권 팀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예상된다.
이에 KFA는 8월 고등부 전국대회는 허용 인원 외에 방문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철저한 방역 대책 및 가이드라인 하에 시행하고 7월 고등부 전국대회는 9월로 연기를 결정했다. 특히 고등부 대회는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9월 대회 실적이 9월24일 예정된 대학 수시전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KFA 관계자는 "7월 고등부 대회 연기는 기회의 공정성도 고려한 조치다.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며 "현재 방안으로 피해를 받는 학생이 최소화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FA는 8월 예정된 고등부 전국 대회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정부, 관계기관 및 개최지 지자체와 협조해 방역 예산을 추가 투입해 안전 요원 확보 및 관련 방역 대책 홍보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홍명보 KFA 전무이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관계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전국대회 일정을 조정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고등부 대회 연기에 따른 입시 및 취업 관련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관단체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