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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어리석었다"(일문일답)
작성 : 2020년 06월 23일(화) 15:08

강정호 / 사진=팽현준 기자

[상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리석었다"

강정호의 뒤늦은 후회다.

강정호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강정호는 준비해온 사과문을 낭독한 뒤,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난날의 잘못을 사죄했다.

강정호는 "내가 과연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많은 생각을 했다. 변화된 모습을 팬들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복귀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말 무지했고 어리석었다. 야구만 바라봤고,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을 돌아본 뒤 "아직도 부족하지만 성숙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돼, 꼭 보답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또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인 뒤, "(키움 구단으로부터) 어떤 징계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강정호의 기자회견 질의응답이다.

Q. KBO 리그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비난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데, 굳이 복귀를 결심한 이유는?
내가 과연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변화된 모습을 팬들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복귀를 결정했다.

Q. 임의탈퇴 신분이라 마음대로 복귀할 수 없고 키움과 협의를 해야 하는데?
김치현 단장님과 한 번 통화를 했다. 내 심정을 이야기했고, 자세한 이야기는 안 했지만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드렸다. 그 외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Q. 좋아하는 야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반성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과 KBO 리그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앞으로 어린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도움이 되고 싶어 복귀를 하고 싶다. 어린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그런 만큼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Q. 사과에 앞서 선수생활을 그만둘 생각이 있었는지?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 수없이 자신에게 물어봤고, 자격이 없다고 많이 생각했다. 그래도 한국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었고, 가족과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기 때문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음주운전 사고 당시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해 비판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정말 무지했고 어리석었다. 야구만 바라봤고,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도미니카에서 선교사님을 만나고 회개를 했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아직도 부족하지만 성숙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돼, 꼭 보답을 하고 싶다.

Q. 미국에서도 사과의 기회가 있었을 텐데, 한국 복귀를 결정하고 사과를 하는 것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미리 들어왔어야 하는데 징계 수위,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져 죄송하다.

Q. 프로야구 원년 캐치프레이즈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다. 본인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보기 싫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하고, 앞으로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Q. 왜 KBO 상벌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한국에 안 들어왔는가? 또 키움 구단 자체 징계를 수용할 것인가?
상벌위가 늦게 열려 들어오는 시점을 놓쳤다. 어떤 징계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감수하겠다.

Q. 만약 국내 복귀가 어려워진다면, 해외 재진출 생각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못하게 되더라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노력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미국에 있는 동안 비난 여론을 느꼈을 것이다. 팬들에게서 계속해서 강경한 반응이 나온다면?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을 것을 감수하고 있고, 더 성숙해지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노력과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겠다. 당장 용서받지 못하더라도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Q.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인성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학교를 다닐 때 인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프로에 들어와서 야구를 어느정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태해진 것 같다. 스스로 거만하고 자만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지금부터라도 좋은 사람이 되겠다. 학생들에게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성에 대한 조언을 해주겠다.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만족하겠다.

Q. 좋은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
지금까지 이기적으로 살아왔다. 항상 내 위주로 살았다. 앞으로는 가족과 팬,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배려를 하면서 그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살겠다.

Q. 키움이 왜 강정호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명해달라.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 정이라고 해서 받아달라고 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이다. 팀에 들어가서 젊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주고 앞으로 키움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게끔 도움을 주고 싶다.

Q. 실전에 뛴지 오래됐는데, 현재 몸상태와 기량은?
몸상태는 괜찮다. 실전은 아직 경기에 뛰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지만 일단은 건강하다.

Q. 강정호의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박한이의 은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형평성에 있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동료 선수들의 박탈감이 클 텐데? 또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할 생각은 있는지?
KBO 리그 동료분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팬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하고, 기회가 되면 사죄드리고 싶다.

Q. 유소년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내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나도 어릴 때 인성에 대한 교육을 받았지만, 프로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변한 것 같다. 항상 초심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Q. 음주운전 캠페인 등 음주운전을 줄이는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고,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음주운전 캠페인 등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재능 기부 등은 항상 해 왔다. 내 자신이 정말 떳떳하지 못했다. 기부와 가르침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다.

Q. 특별히 유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어린 아이들에게 꿈을 짓밟는 행동을 한 것 같아 정말 미안했다. 재능기부를 하러 가면서도 그 아이들이 좋아해주는 모습에 더욱 미안했다. 앞으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힘이 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Q. KBO 리그에 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더 노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죄송하다.

Q. 강정호 이후에도 KBO 리그에서 음주운전 사례가 계속 나온다. 본인의 생각과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야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에 올라가면 자만하고 거만한 모습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마음을 다잡는 것이 정말 힘든데, 그래도 항상 나를, 팬들을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Q. 봉사활동과 기부는 언제부터 했는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꽤 오래했고, 모교에도 기부를 했다. 이런 사실을 밝히고 싶지는 않았다. 내 스스로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봉사활동과 기부를) 이어갈 생각이다.

Q. 많은 분들이 불편해하는데 한국에서 야구를 싶어하는 자신의 생각이 이기적이지는 않는지?
내 생각에도 이기적인 것 같다. 앞으로는 이기적으로 살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또 이기적으로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가 변화할 수 있을지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했고, 팬들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이렇게 결정했다. 이기적인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Q. 만약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뛰었다면 계속 사과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은퇴를 하더라도 한국 팬들 앞에서 사죄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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