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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다시 살고 싶은 청년들 [무비뷰]
작성 : 2020년 06월 22일(월) 10:33

#살아있다 유아인 박신혜 / 사진=영화 #살아있다 공식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최근 'k-좀비'라는 수식어가 등장했다. '부산행', '킹덤' 등 해외 크리쳐물과 다른 색깔을 가진 한국 좀비물이 각광을 받고 있는 지점이다. 무더위가 시작된 초여름, 관객들을 서늘케할 좀비물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제작 영화사 집)는 단순히 좀비 영화 인기에 편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좀비 떼를 화려하게 몰살하는 장면도, 인류의 종말을 뒤로 한 연인의 키스신도 없다. 오히려 죽음을 정면으로 직면하는 평범한 두 청년의 몸부림만 있다.

작품은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극 중 유아인은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유일한 생존자 준우 역으로 분해 그간의 강렬함을 벗고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박신혜는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계획하에 생존 전략을 짜는 유빈으로 분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죽음을 고민할까. 극 중 평범한 일상에서 급작스럽게 벼랑 끝으로 몰린 인물들은 삶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연명할 수도 없다. 준우는 흔히 좀비물에서 등장하는 히어로적인 인물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혼자 살아남게 됐을 뿐, 생존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뛰어난 운동감각도 없다. 초콜릿 바와 맥주를 나눠 먹고 비가 오면 그릇을 꺼내기 바쁘다. 하지만 '#살아있다'의 주 내용은 좀비들과의 전쟁이 아니다. 앞서 조일형 감독은 작품의 주 메시지를 두고 '감정의 공유'라 설명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현실적으로 공감을 주는 인물들의 나약함과 그 안에서의 결단력, 행동으로 충분히 많은 감정을 선사한다.

섬세한 표정 연기와 완급 조절이 주무기인 유아인은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옷을 입었다. 그간 줄곧 딱 맞는 기성복 같은 옷으로 캐릭터를 소화했다면 이번에는 편하고 헐렁한 인물이다. 전작들처럼 묵직하지도 서늘하지도 않지만 유아인이 아닌 캐릭터는 상상이 되지 않는 정도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유아인의 데뷔 이래 첫 '원맨쇼'다. 그간 '베테랑', ' 사도' 등 대립 구도에서 강세를 선보였던 유아인이었던 터. 작품 속 유아인은 우려가 무색하게 한 시간을 자신의 힘으로 꽉 채운다. 유아인의 연기는 늘 여운이 깊은 편이다. 이번 작품 역시 강렬하다. 늘 그렇듯 인물의 무기력함부터 과감함까지 모두 녹여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반면 박신혜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큰 서사 없이 준우를 보조하는 인물에 그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고되며 이웃 간의 교류가 단절됐다. 전세계적으로 펜데믹 현상이 일어나며 많은 이들이 집에 고립, 감염을 예방 중이다. 의도치 않게 '#살아있다'는 시사성을 갖게 된 셈이다. 또 한국적 좀비물 답게 아파트 단지라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가 흥미롭다. 지층 주차장 부터 아파트 복도, 비상계단 등의 좀비들은 익숙한 배경이 주는 공포 그 자체다.

이는 조일형 감독의 고심이 톡톡히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원작과 한국식 이야기의 차별화를 위해 전체적인 흐름과 물리적 동선, 준우와 유빈의 파트너 관계를 부각했다.

다만 세계관 자체에 대해서는 디테일하게 들어가지 않는다. '원인불명'이라는 명목 하에 모든 상황이 발발하지만 영화는 과감하게 설정을 덜어낸다. 그 대신 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장르물이지만 빌런의 역할을 축소하고 그만큼 인물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 과정에서 고립 후 준우의 다양한 감정선이 관객들에게 빠짐 없이 전달된다. 특히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준우의 처절한 사자후는 가히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완성됐다.

이처럼 유아인의 호연이 담긴 '#살아있다'는 24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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